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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로 연임 vs ‘민생’으로 설욕…9억 표심, 모디냐 간디냐

[최익재의 글로벌 이슈 되짚기] 인도 총선 D - 5
오는 11일 인도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하층민 출신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왼쪽)와 네루-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오른쪽). [AP·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1일 인도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하층민 출신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왼쪽)와 네루-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오른쪽). [AP·로이터=연합뉴스]

‘지구촌 최대의 민주주의 축제’라고 불리는 인도 총선의 막이 오는 11일 오른다. 인도 인구는 13억5000만 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많다. 유권자 수도 민주주의 국가에선 가장 많은 9억 명에 달한다.
 

11일~내달 19일 7차례 순회 투표
모디 ‘파키스탄발 북풍’ 타고 우세
간디는 빈곤층에 파격 지원금 약속

여야, 여성 유권자 겨냥 공약 경쟁
“화장실 보급” vs “일자리 33% 할당”

이번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와 네루-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가 맞붙는다. 2014년 모디가 압승한 데 이은 리턴매치격이다. 모디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을, 간디는 인도국민회의(INC)를 이끌고 있다. 두 당은 각 지역 정당과 연대해 국민민주연합(NDA)과 통일진보연합(UPA)으로 세를 결집해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인도에서는 광대한 선거구로 인해 여당과 제1야당이 지역 정당들과 연대하는 형태로 선거를 치른다.
  
여당, 지난해 주의회 선거 텃밭서 참패
 
이번 총선은 모디의 ‘안보 제일주의’와 간디의 ‘민생 돌보기’가 격돌하는 형국이다. AP통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디 총리의 재집권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빈곤층과 소수층을 파고드는 간디의 세 확장이 심상찮다”며 “현재로선 모디 쪽이 조금 유리한 입장이지만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실시된 주의회 선거에선 집권당인 BJP가 텃밭으로 여겨지던 마디아프라데시 등 3개 주에서 참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안보 이슈’ 내세운 모디=지난 2월 시작된 ‘파키스탄발 북풍’은 모디 총리로서는 호재다. 2월 14일 파키스탄과의 분쟁 지역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인도 경찰 40여 명이 숨졌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모디 총리는 26일 공습을 명령했다. 역사적 앙숙인 파키스탄에 대한 공습은 48년 만에 감행된 것이다. 이 같은 군사적 충돌은 선거판 이슈 중 맨 앞쪽을 차지하면서 모디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들은 “모디 총리가 전략적으로 파키스탄발 군사적 긴장을 선거 막판까지 끌고 갈 것”이라며 “경기 침체와 주의회 선거 참패로 인기를 잃어가던 모디 총리에겐 절호의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와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6.1%)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을 농업보다 중시하는 정책 때문에 농민들의 불만도 크다. 파키스탄과의 군사적 긴장이 이런 불만들을 잠재우길 모디 총리는 기대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연임할 경우 신분제가 엄격한 인도 사회에 던지는 의미도 작지 않다. 모디 총리는 카스트 신분제 하위 계급인 ‘간치(상인)’ 출신으로 차(茶)를 파는 거리의 행상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런 그가 10년간 인도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게 된다면 기존 신분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숫자로 보는 인도 총선

숫자로 보는 인도 총선

◆‘민생 우선’ 호소하는 간디=총리를 세 명이나 배출한 네루-간디 집안 출신인 간디 INC 총재는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의 증손자다. 네루-간디 가문은 70여 년간 INC를 이끌며 인도 정치의 중심에 자리했다.
 
그가 이번 총선에서 내세운 것은 ‘민생 챙기기’다. 종교적으로 소수이고 계급적으로 하층인 유권자들이 주된 공략 대상이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을 폈던 모디 총리와는 사뭇 다른 전략이다. 간디의 주요 지지 기반은 이슬람과 기독교도와 빈곤층으로 이들을 위해 내건 공약이 획기적이다. 그는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에 월 6000루피(약 9만9000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의 1인당 월 국민소득이 20만원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정책이다.
  
투표소만 103만 개 … 내달 23일 윤곽
 
간디 총재는 “인구로는 2억5000만 명, 가구 수로는 5000만 가구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며 민생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AP통신은 “간디 총재가 지난해 말 주의회 선거에서 ‘농민 부채 감면’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한 경험을 되살리고 있다”며 “모디 정부의 일자리 문제와 농촌 빈곤, 방산 비리 등 약점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의 또 다른 변수는 여성 유권자의 표심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가 점점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야 모두 여성 표를 잡기 위한 정책 개발에 적극적이다. 모디 정부는 여성 저금리 대출, 화장실 보급 등을 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내놓았다. 간디 총재도 집권하게 되면 정부 관련 일자리의 33%를 여성에게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총선은 6주에 걸쳐 진행된다.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29개 주를 돌며 7차례 투표가 실시된다. 총 선거구는 543개로 272석 이상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모디 총리의 ‘안보 승부수’가 통할지, 간디 총재가 ‘설욕’하게 될지는 다음달 23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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