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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의 설악산, 변관식의 금강산

청전의 ‘효천귀로’(1945). ‘효천귀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사진 갤러리현대]

청전의 ‘효천귀로’(1945). ‘효천귀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사진 갤러리현대]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 1897~1972)과 소정 변관식(小亭 卞寬植, 1899~1976)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과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한국화의 두 거장-청전과 소정’전이다. 갤러리현대가 개관 5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로, 두 거장의 대표작 각 40여 점 총 8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20세기 한국화의 거장 한자리에
갤러리현대 50돌 80여 점 모아

먼저 현대화랑 공간에서 만나는 것은 청전의 대표작이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청전은 조선 말기의 최고의 화가인 심전 안중식(心田 安中植, 1861~1919)과 소림 조석진(小琳 趙錫晋, 1853~1920)에게 그림을 배웠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작품 중 하나는 ‘효천귀로’(129X256㎝). 1945년 8월 15일에 완성한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된다.
 
소정의 ‘도화산천’(1962). [사진 갤러리현대]

소정의 ‘도화산천’(1962). [사진 갤러리현대]

‘설악산’(1946)은 청전 화풍의 전환점 시기의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 있다. 송희경 이화여대 조형예술학과 초빙교수는 “해방 이전에 즐겨 사용하던 뾰족한 침엽수 대신 이후에는 ‘청전 양식’이라 불리는 미점법을 활용해 맑고 연한 담묵으로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둔덕을 재현했다”며 “1960년대 이후에는 수묵의 미묘한 색조만으로 승부하는 산수화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난 소정은 조선 말기 화가 소림 조석진의 외손주다. 일찍이 동양화를 공부했고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 1937년부터 전국을 유람하며 실경산수를 그리기 시작한 그는 적묵법(먹의 농담을 살려 순차적으로 쌓아가듯이 그리는 기법)과 파선법(선 위에다 진한 먹을 튀기듯 점을 찍는 기법)을 사용하며 개성적인 필묵으로 자신만의 수묵 세계를 구축했다.
 
갤러리현대에서 만나는 작품 중 ‘농촌의 만추’(1957,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는 소정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진한 먹빛과 짧은 선을 문지르듯이 겹쳐 그으면서 윤곽과 음영을 살려내 늦가을 시골의 흙내음을 진하게 표현했다. 금강산의 삼선암 봉우리를 대담하게 수직으로 치켜세운 ‘외금강 삼선암 추색’(1959), 적묵과 파선법으로 바위의 강한 질감을 표현한 ‘내금강 보덕굴’(1960)‘내금강 진주담’(1960)은 소정의 명작으로 꼽힌다. 이주현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소정의 묵점은 후기로 갈수록 더욱 대담해졌다”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전통 위에 특유의 힘찬 붓질로 화폭 위에 기운생동의 경지를 열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0일부터 6월 16일까지. 관람료 5000원(학생 3000원).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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