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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탈난 지방의회 외유···여행사 뒷돈 받은 전북도의장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송성환(49) 전북도의장이 지난해 7월 11대 전북도의회 개원식에서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송성환(49) 전북도의장이 지난해 7월 11대 전북도의회 개원식에서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방의회 외유(外遊)가 또 뒤탈이 났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물의를 빚더니 전북도의회 현직 도의장이 2년여 전 해외연수 때 여행사에서 뒷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법정에 서게 됐다. 
 

檢, 송성환 전북도의장 뇌물수수 기소
775만원 받아 동료 의원들 경비 대납
'가이드 폭행' 예천군의회, 의원 2명 제명

전주지검은 4일 "전북도의회 해외연수 과정에서 여행사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성환(49·전주7) 전북도의회 의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송 의장에게 뒷돈을 건넨 전북 지역 모 여행사 대표 조모(68)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송 의장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이던 2016년 9월 도의회 동유럽 해외연수를 주관한 여행사 대표 조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현금 775만원을 받은 혐의다. 현금 650만원은 직원을 통해, 1000유로(한화 125만원)는 해외로 떠나는 날 조 대표한테 직접 받았다.  
 
두 사람은 검찰에서 "돈을 주고받은 건 맞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뇌물이 맞다"고 판단했다. '돈의 성격'을 여행사 선정 대가로 본 것이다. 송 의장은 앞서 "여행사로부터 받은 현금 다발은 현지 가이드에게 줬다"고 주장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났다.  
 
당시 송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7명과 도의회 직원 5명 등 총 12명이 7박9일 일정으로 체코·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연수를 다녀왔다. 1인당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도의회가 250만원을 지원하고, 송 의장이 의원이 부담하는 나머지 100만원 중 50만원을 대신 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도의회 해외연수를 주관하는 여행사는 겉으로는 입찰 방식으로 선정되지만, 실제로는 여행사끼리 짬짜미를 통해 한 곳을 밀어주는 구조였다. 의원들은 자부담 비용을 각자 월급 일부를 적립한 돈으로 댔다. 하지만 문제가 된 해외연수 때는 10대 도의회 후반기 상임위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의원들이 모은 적립금이 없었다. 검찰은 이런 이유로 송 의장이 여행사에서 받은 뒷돈을 동료 의원들 대납 경비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일로 경비 대납 및 여행비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지자 송 의장은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그해 7월 민주당이 전체 의석 39석 가운데 35석을 독식한 11대 전북도의회 의장에 뽑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전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그해 11월 '기소 의견'으로 송 의장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수사 초기 "2년 전 사건인 데다 (당시 제기된) 500만원 때문에 현직 도의장을 기소하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며 기소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뇌물죄는 약식기소가 불가능해 검찰 내부에선 고민이 깊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당시 여행사가 작성한 해외연수 경비 정산서에 도의회 몫으로 '650만원'이라는 구체적 액수가 나오고, 송 의장도 뒤늦게 자백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앙일보는 송 의장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과 직원들이 미국·캐나다 해외연수를 떠난 가운데 박종철 당시 군의회 부의장이 현지 가이드를 때리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캡처 화면.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과 직원들이 미국·캐나다 해외연수를 떠난 가운데 박종철 당시 군의회 부의장이 현지 가이드를 때리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캡처 화면. [연합뉴스]

한편 경북 예천군의회 파문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군의회 의원 9명 전원과 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14명은 지난해 12월 20~29일 미국과 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중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종철 의원은 가이드를 폭행해 다치게 하고, 권도식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의원 전원 사퇴' 여론이 거세자 예천군의회는 지난 2월 임시회를 열어 박 의원과 권 의원을 제명 처리했다. 
 
가이드 측은 예천군의회 등을 상대로 500만 달러(한화 약 5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당시 해외연수 과정에서 여행사와 짜고 항공료를 부풀린 혐의(사문서위조)로 예천군의회 공무원 1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예천군 주민 일부는 나머지 군의원 7명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예천=김준희·김정석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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