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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느는 수입차 '리콜'…레몬법 도입은 '눈치만'



수입차 전성시대다. 구매자 연령층이 점점 더 젊어지면서 시장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작년 판매량은 26만 대를 넘어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하지만 잇따른 리콜(결함 시정)로 차량 소유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규모가 지난해 판매된 차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차량 결함을 보상해 주는,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는 소극적이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 차보다 리콜 차가 더 많아
 
3일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리콜이 결정된 수입차는 1179개 차종 69만1486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26만705대와 비교하면 2.6배가량 많은 수치다. 판매된 차보다 수리하기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은 수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수입차 리콜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데 있다. 

리콜 건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4년 402개 차종 13만6633대, 2015년 470개 차종 24만7861대, 2016년 522개 차종 22만2014대, 2017년 767개 차종 30만1940대로 조사됐다.

운전자 생명과 직결된 에어백부터 단순 부품 교체·배출가스 장치 등 원인도 다양했다.

올해 1분기 역시 385개 차종 18만7860대 리콜로 전년 동기(335개 차종 15만2849대)보다 22.9%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가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보이지만 잇단 리콜 조치로 관련 차량 소유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며 "수입차 26만 대 시대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정작 안전 관리 대처가 미흡하고 사후관리(AS) 확충도 필요하다.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레몬법 도입은 검토만…소비자 보호 '뒷전'
 
업계 지적에도 수입차 업체들은 소비자 보호에 '뒷짐'만 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형 레몬법' 도입 실태를 보면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1일부터 새 차에서 동일 하자가 반복될 경우 교환이나 환불하도록 한 내용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본격 시행했다.

오렌지를 산 줄 알았더니 레몬을 구입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유래가 있는 미국 소비자보호법 내 레몬법을 모델로 삼아 이른바 '한국 판 레몬법'으로 불린다.

세부적으로는 신차 구매 이후 1년 이내(단, 주행 거리 2만㎞ 초과는 기간이 지난 것으로 간주)에 중대 하자가 발생할 경우 동일 증상 2회, 일반 하자의 경우 동일 증상 3회 이상 수리 이후 재발 시 제조사에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한국GM을 제외하고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이 모두 한국형 레몬법에 동참했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의 참여율은 저조하다. 현재 레몬법을 도입한 수입차는 BMW와 도요타·닛산·볼보·재규어 랜드로버 등 6~7개 브랜드에 불과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공식 회원사는 총 16개다. 절반 이상이 불참한 셈이다.
 
 
리콜을 주도한 벤츠·폭스바겐은 여전히 '검토 중'
 
레몬법 도입을 미룬 업체 중 가장 큰 비판을 받는 곳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이다. 두 업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총 7만798대를 팔아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장 점유 비중은 27.15%에 달한다. 지난해 팔린 수입차 4대 중 1대는 벤츠였던 셈이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 여파로 지난해 국내시장에 복귀한 아우디·폭스바겐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2만7840대를 팔아 약 10%에 달하는 점유 비중을 차지했다.

더욱이 두 업체는 지난해 수입차 리콜을 주도하기도 했다.

벤츠는 지난해 총 10만6317대를 제작 결함으로 리콜했고, 아우디·폭스바겐도 16만9348대를 리콜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차 전체 리콜 대수의 40%에 육박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두 업체는 대규모 결함이 발생했음에도 한국형 레몬법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를 판매해 이익만 얻으면 되고 소비자들의 안전과 권리는 무시해도 된다는 부도덕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에 발생한 BMW 화재사고 리콜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입차 리콜은 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에 집중됐다. 하지만 두 업체는 여전히 레몬법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한다"며 "두 업체가 국내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제작 결함으로 리콜도 많은 만큼 레몬법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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