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민주노총은 왜 국회 담장을 무너뜨렸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촉구하며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뚫고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촉구하며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뚫고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철제 울타리가 넘어지는 걸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최근 민노총이 너무 과격해지는 것 같아요.”

국회 사무처의 한 직원은 최근 반복되는 민주노총의 시위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어제도 회관 옥상에서 현수막을 펼쳤다. 공공기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너무 위험하잖아요. 혹시라도 누가 다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시민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국회에서 최저임금ㆍ탄력근로제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걸 막기 위한 집회는 국회 진입 시도로 이어졌고 급기야 국회의 철제 울타리가 무너졌다.
 
조합원들은 국회 1문과 2문 사이에 세워져 있던 철제 울타리에 이불 등 두꺼운 천을 씌우고 온몸으로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13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정작 이날 집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200여 명 정도로 소규모였다. 작지만 ‘과격한’ 시위대가 국회의 담장을 넘어트린 셈이다.
 
“국회 울타리까지 넘어뜨린 과격 시위” vs “서민들 막힌 가슴 뚫으려는 것”
깜짝 놀란 시민 반응과 달리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절박함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우리가 뚫으려고 하는 것은 국회 담장이 아니라 서민들의 막힌 가슴입니다. 최저임금ㆍ탄력근로제 개악을 막지 못하면 저임금 노동자들은 목숨을 담보로 일해야 합니다.”
 
사라진 국회 담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3일 오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촉구하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다 주 출입구 부근 담장이 무너졌다.[연합뉴스]

사라진 국회 담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3일 오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촉구하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다 주 출입구 부근 담장이 무너졌다.[연합뉴스]

안타까운 투쟁의 끝은 아직 멀어 보인다. 민주노총의 바람대로 이날 법안 처리는 무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최저임금 결정 체계 이원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 확대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노총 시위 때문이 아니라 여야 입장차가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행선 달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대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경영계의 입장을 좀 더 반영한 1년 연장안을 고수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한국당은 업종별ㆍ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고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에게 꼭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폐지하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이에 반대한다.
 
3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임이자 위원장과 의원들이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임이자 위원장과 의원들이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과격 시위를 불사하며 지켜내려고 하는 건 근로자의 건강권과 확실한 임금 보전이다. 하지만 한치의 타협도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거듭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스스로 논의 구조에서 배제되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성과 내는 투쟁 고민해야”
민주당과 정의당은 민주노총에 경사노위 참여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장외에서 일관되게 반대 입장만 펴왔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노총도 무조건 반대하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좀 벗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과를 낼 수 있는 투쟁방식을 연구하고 고민할 때가 됐다”면서다.
 
민주노총은 4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경사노위 참여를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경사노위에 참여해 비정규직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교섭해야 한다는 입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회 담장을 무너뜨린 과격 시위와 경찰의 지도부 연행이 민주노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정부 여당과의 마찰이 민주노총 강경파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과격 시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경희ㆍ이우림 기자 amator@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