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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도립공대냐” VS “글로벌 에너지大”…‘한전공대 2000억원’ 지원 논란

지난 1월 한전공대 부지로 선정된 전남 나주 혁신도시 내 부영CC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월 한전공대 부지로 선정된 전남 나주 혁신도시 내 부영CC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없는 살림에…과도한 지원” 비판
전남도가 전남 나주에 들어설 한전공과대학에 2000억 원대의 발전기금을 지원키로 하면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는 2014년 나주에 둥지를 튼 한전 측이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 대학을 만들 목적으로 추진됐다. 한전공대는 학부생 600명, 대학원생 400명 등 학생 수 1000여 명에 교수진은 100여 명 규모다.
 

전남도, 한전공대 지원계획 밝혀
나주시와 10년간 100억 씩 지원
지역 반발 조짐…의회승인 ‘촉각’

전남도 한전공대설립지원단은 3일 “전남도와 나주시는 대학발전기금으로 각각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원 방식은 두 지자체가 한전공대 개교연도인 2022년 3월부터 10년간 매년 각각 100억 원씩을 내게 된다. 지원금은 한전공대의 산·학·연 클러스터 생태계 조성과 국내외 우수학생 유치에 사용된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조만간 의회의 승인절차를 거쳐 한전 측과 협약을 맺을 방침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단일 사업인 한전공대 설립에만 각각 1000억 원 이상을 부담하기에는 재정 사정이 녹록지 않아서다. 현재 전남도의 재정자립도는 32%, 나주시는 29%로 전국 평균(55%)을 밑도는 최하위권이다. 이 때문에 전남도의회 안팎에선 “아무리 한전공대에 대한 공감대가 높더라도 2000억 원을 넘게 부담하는 게 적정한지는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 중인 전남 나주 혁신도시 내 한전본사. 프리랜서 장정필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 중인 전남 나주 혁신도시 내 한전본사. 프리랜서 장정필

학교·연구소 부지 무상 제공도 논란
이에 대해 전남도는 “가장 최근 개교한 울산과학기술원 설립 당시 울산시와 울주군의 사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울산시는 울산과학기술원 설립 과정에서 매년 100억 원씩 15년간 1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울주군은 매년 50억 원씩 10년간 500억 원을 지원한다.
 
대학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한 것도 논란거리다. 앞서 전남도와 나주시는 지난 1월 총 80만㎡ 부지를 학교법인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한전공대 캠퍼스 부지(40만㎡)는 ㈜부영주택 측이 전남도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나주 부영CC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1000억 원으로 조성된 부영CC의 56% 규모인 해당 부지는 자산 가치가 560억 원에 달한다.
 
나주시도 연구소 및 클러스터부지로 40만㎡를 학교법인에 제공키로 했다. 600억 원 규모인 연구소 부지제공 비용과 10년간 지원액을 합치면 나주시만 총 1600억 원을 지원한다. 한전공대를 설립하는 데 전남도와 나주시가 26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는 셈이다. 한전 측은 한전공대 설립에 6500억~7000억 원(부지비용 제외)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대학 운영비는 600억 원 규모다.
 
전남 나주 부영CC에 들어설 한전공대 위치와 개요. 중앙포토

전남 나주 부영CC에 들어설 한전공대 위치와 개요. 중앙포토

글로벌 대학 아닌, ‘지방공대’ 전락 우려 
이 때문에 전남 지역민들과 전남도 안팎에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이 설립하는 대학에 전남도와 나주시가 과도한 지원액을 책정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에너지 특화대학을 만든다더니 전남도나 나주시가 운영하는 지방 공대를 만들려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전남도와 협의를 해온 부분이어서 향후 의회 승인 과정 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한전은 적자누적과 이사회 반대 등을 이유로 대규모 대학 설립비용 출연에 난색을 표해왔다. 한전은 지난해 1~3분기 431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누적 부채 규모가 114조원에 달한다.

 
나주=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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