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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0만원 가짜 돈뭉치'로 능청연기…보이스피싱 잡은 80대

보이스피싱 이미지.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이미지. [연합뉴스]

 
80대 노인에게 3700만원을 빼앗으려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경찰의 함정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도움받은 80대 보이스피싱 조직에 되치기
응대 멘트, 지폐 계수기 소리로 당하는 척 연기
신문지 뭉치 손에 쥔 20대 조직원 현행범 체포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 1일 낮 12시 40분쯤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A씨(81)의 집에 들어가 현금 3700만원을 훔치려 한 혐의(절도미수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B씨(29)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B씨는 대만 국적으로 A씨가 집을 비운 틈을 타 현금을 가로채려다 현장에 잠복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실제 B씨가 손에 쥔 건 경찰이 현금다발처럼 포장한 신문지 뭉치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일 오전 8시 50분쯤 우체국 직원을 가장한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우편물이 반송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콜센터는 A씨에게 “우편물이 반송돼 돌려주려고 한다"며"이름과 집 주소,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재촉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에게 주소가 노출된 것 같다. 귀중품 분실 우려가 있는데 통장에 잔액이 얼마나 있느냐"고 했다. A씨는 자신의 신원 정보와 함께 통장에 3700만원이 있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범행에 착수했다. 이들은 “신원 조회를 해보니 절도범이 예금을 인출하려 한다. 검찰이 곧 연락할 테니 시키는 대로 하라”고 A씨를 안심시켰다. 이후 대만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몽땅 인출해서 집에 보관하라”고 요구했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은행을 가려다 인근 성안지구대로 향했다. 김진환 성안지구대장은 “A씨가 전화 통화를 하며 지구대로 들어오더니 계속해서 주머니를 가리키더라”면서 “순간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해 메모지를 꺼내 A씨에게 ‘순순히 응하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가까운 은행을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다. A씨가 돈을 찾으러 오면 평소처럼 응대하라는 부탁이었다. 사복 차림의 경찰과 함께 은행을 찾은 A씨는 총책과 통화를 이어가며 돈을 찾는 시늉을 했다. 은행 직원의 응대 멘트와 지폐 계수기로 돈을 세는 소리, 돈뭉치를 종이가방에 담는 소리 등이 보이스피싱 총책의 귀에 흘러 들어갔다. 경찰관계자는 “일당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A씨와 은행직원들에게 연출을 요청했는데 협조가 잘됐다”며 “종이가방에는 돈 대신 신문지 뭉치를 잔뜩 넣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이미지. [중앙포토]

보이스피싱 이미지. [중앙포토]

 
총책에게서 집에 돈을 갖다놨다는 연락을 받은 B씨는 이날 낮 12시33분쯤 A씨 집으로 들어갔다. “주민등록증이 도용됐으니 주민센터로 가서 재발급을 받고 3시간 정도 밖에 있다가 오라”는 총책의 지시로 A씨가 집을 비운 사이였다. B씨는 집에 잠복해 있던 형사들에게 잡혔다. 지난달 11일 입국한 B씨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가로채는 일을 해주고 일정 부분 대가를 받으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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