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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된 은퇴 63세 "아내 일 가면, 일자리 찾아 헤맨다"

추락하는 중산층 <중>   
[중앙포토·뉴스1]

[중앙포토·뉴스1]

경기도 일산 신도시 고용복지센터에서 만난 황모(57)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영상 제작 관련 사업가로 나섰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고, 실패를 맛봤다. 영상 관련 업계의 프리랜서로 생계를 유지했다. 나이가 많아 점차 밀려났다. 전자부품 조립 회사에 다녔지만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지인의 소개로 주유소에서 1년 계약직으로 숙식하며 일했다. 최저임금을 받았다. 주유소 측에서 숙식하는 황씨를 꺼려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말 무직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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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자 아내 김모(55)씨가 학습지 교사로 나섰다. 아내의 월수입은 약 200만원. 가족의 유일한 수입이다. 황씨는 "아내 월급으로 월세 내고 생활비로 쓰면 남는 게 없어요. 예전에는 중산층, 이 중에서도 중상(中上)은 된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하상(下上)으로 떨어졌어요"라고 말했다.
 
황씨의 큰딸(28)은 졸업 후 2년간 취직을 못 하다가 최근 해외취업이 결정됐다. 대학 4학년인 둘째 딸도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받는다. 학비 걱정이 사라졌지만 생활비는 여전히 걱정이다. 아내가 언제까지 일할지 알 수 없어 일자리를 최대한 빨리 찾으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 안 된다. 황씨는 "당장 먹고 사는 생활이 힘들어서 아내나 저나 가리지 않고 일을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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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용복지센터에서 만난 '추락 중산층' 이모(63)씨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대신 아내가 2년 전부터 일을 시작해 월 100만~150만원을 번다. 아내는 가끔 부동산사무소에서 보조 일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한 달 내내 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이제 이씨가 전업주부가 됐다. 그는 아내가 출근하면 구직 사이트나 고용센터에서 일자리를 찾고, 동네 공원을 걷는다. 이게 지겨우면 서울 시내 대형 서점이나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무료 강좌를 찾아다닌다. 퇴근 시간에 맞춰 집에 돌아와 아내와 저녁 식사를 한다. 그는 “(아내와) 여행 갈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게 아쉽다. 따로 여가를 보낸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정모(63)씨의 아내도 일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초 군에서 예편하고 현재 연금을 받지만 이전 같은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 정씨는 현재 무직이다. 그의 아내가 학원 행정보조 일자리를 구했다. 월급은 90만원이다.  

 
정씨의 연금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절반 이상 들어간다. 대학 4학년 자녀 학비로 연간 700만원이 들어간다.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월 120만원으로 가계를 꾸린다. 정씨는 일자리가 절실하다. 그는 “가정에 보탬이 되면 아내나 저나 어떤 일이든 기피하지 않고 하는 걸 원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통계청에 따르면 45~54세 중년 여성이 일터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2015년 이 연령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88.4%다. 15년 전보다 2.4%포인트 늘었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의 경우 15년간 8.4%포인트가 증가했다. 중년여성이 일터로 나서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추락 중산층'의 생계유지가 목적인 경우가 더러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40, 50대에 일을 시작하다 보니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이보다 약간 높았다.
특별취재팀=신성식·이에스더·이승호·김태호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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