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일본 역사 교사들은 독도를 어떻게 가르치려는가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일본 문부과학성이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초등학교 5~6학년이 배우는 모든 사회 교과서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부르면서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처럼 교과서 내용이 획일적으로 기술된 배경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있다.
 
이번 검정과정을 보면 독도에 대해 ‘일본의 영토’라는 기존 표현 대신에 ‘일본 고유의 영토’로 수정을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2017년 3월 일본 문부과학성이 개정한 초등학교 학습지도 요령에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다루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고유 영토’라는 표현에 대해 일본 국내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일본 고유의 영토’라면 ‘예로부터 일본의 영토’라는 의미인데, 1877년 당시 입법·사법·행정을 관장한 최고 국가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을 비롯해 과거 일본 정부는 줄곧 ‘독도는 일본과 관계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니 독도를 ‘예로부터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고유 영토’의 의미를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는 영토’라고 설명하고, 2017년 6월에 개정한 학습지도요령 해설에 그대로 기술했다. 이 개념은 1905년 독도를 임자 없는 땅이라며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는 ‘국제법상 무주지(無主地) 선점론’과 예로부터 일본 땅이었다는 ‘역사상 고유 영토설’의 상호 모순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든 궤변에 불과하다. 오히려 독도는 한 번도 일본 땅이었던 적이 없다. 독도는 1905년 러·일 전쟁 중 은밀하게 강탈당했다가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동시에 한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한국 땅이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모든 일본 사회 교과서에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어떤 교과서는 그 시점을 ‘1954년부터’라고 했다. 왜 1954년부터인가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1954년은 일본의 독도 침탈에 맞서 한국이 독도를 사수하고 독도에 등대를 세운 해이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한다. 이를 이유로 ‘불법 점거’를 주장한다면 말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1954년 이전부터 한국은 독도를 정당하게 영유하고 계속 관할해 왔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국 최고사령관 각서(SCAPIN) 제677호 등을 통해 독도를 일본의 통치 영역에서 제외했다. 1945년 이후 일본은 독도를 통치할 어떠한 법적 근거도 갖고 있지 않았으며 독도를 실제로 관리한 적도 없다. 오히려 독도가 한국민의 생활 터전이었다는 사실은 1948년 독도 폭격 사건이 실증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1948년 6월 8일 독도에서 미역을 채취하던 한국 어민 14명이 미군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한국을 통치하던 미 군정 당국은 조사단을 독도 현지에 급파해 사건을 조사하고 희생자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배상했다. 그 사건 기록 어디에도 한국민들이 독도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 군정은 독도를 ‘한국 어민들의 소중한 어장’이라고 표현했다. 미 군정기에 울진군에서 작성한 행정 공문서인 사망자 제적부에는 한국 어민들이 ‘경상북도 울릉도 소속 독도에서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다’는 점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일본의 역사 교사들이 독도의 진실을 제대로 가르칠지 왜곡할지 궁금하다.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로 교육받은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먼 훗날 자신들이 받은 교육이 잘못됐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을 가르쳤던 지금의 일본 교사들이 미래 세대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