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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둘레길 하루 새 축소, 알고보니 북한 고사총 사정권

정부는 3일 비무장지대(DMZ)와 연결된 강원도 고성과 철원, 경기도 파주 등 3개 지역을 ‘DMZ 평화둘레길(가칭)’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고성의 통일전망대와 금강산전망대 일대를 돌아다니는 둘레길은 이달 말 개방될 예정이다. 철원과 파주 지역은 유엔사와 안전대책을 협의한 후 개방 시기가 결정된다. 사진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둘레길 조성을 위해 작업하는 모습. [뉴시스]

정부는 3일 비무장지대(DMZ)와 연결된 강원도 고성과 철원, 경기도 파주 등 3개 지역을 ‘DMZ 평화둘레길(가칭)’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고성의 통일전망대와 금강산전망대 일대를 돌아다니는 둘레길은 이달 말 개방될 예정이다. 철원과 파주 지역은 유엔사와 안전대책을 협의한 후 개방 시기가 결정된다. 사진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둘레길 조성을 위해 작업하는 모습. [뉴시스]

정부가 비무장지대(DMZ) 3곳을 민간에 동시 개방하는 계획을 발표하려다가 하루 만에 축소했다. 개방 지역 2곳이 북한군 사격권에 들어가 관광객들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다. 정부는 3일 DMZ와 연결된 3개 지역을 ‘DMZ 평화둘레길’(가칭)로 지정하고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유해 발굴 등 긴장 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강원도 고성(동부)·철원(중부), 경기도 파주(서부) 등 3개 지역을 평화안보 체험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철원·파주 연기, 고성만 시범운영
관광객 안전 논란에 계획 급수정
유엔사와 협의도 아직 안 끝나

고성 지역은 통일전망대와 금강산전망대 일대를 돌아다니는 코스다. 철원 지역의 경우 백마고지 전적비, DMZ 내 화살머리고지 비상주 감시초소(GP)로 구성된다. 파주 지역은 임진각에서 출발해 도라전망대를 경유한 뒤 시범철수한 파주 GP를 거치는 코스다.
 
정부는 이달 말 고성을 먼저 개방한다. DMZ 안으로 진입하는 철원과 파주는 준비되면 공개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날(2일)까지만 해도 3개 지역에서 이달 말 동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6월부터 상설 운영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광객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존 계획을 축소했다.  
 
이에 따라 2일 사전 배포된 보도자료는 3일 오전 정식 발표 2시간을 앞두고 수정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철원, 파주 구간은 추후 검토 예정”이라며 “안전과 관련돼 지적된 사안을 반영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현재 남북이 각각 11개씩 GP를 시범 철수한 뒤에도 DMZ 안에는 남한 50개, 북한 150개 GP가 여전히 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남북 군인은 무장한 상태로 수색과 정찰 활동을 펼친다. 따라서 철원과 파주 코스에서 관광객이 GP에 머물 경우 북한군 사격권에 노출될 수 있다.  
 
관광객이 실제로 방문하는 파주 코스의 철거 GP와 가장 가까운 북측 GP의 거리는 1.5㎞ 이내로 북측 GP에 배치된 고사총 사거리 이내다. 군 당국은 “군단 특공 인원들이 경호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관광객 이동시 감시 장비를 이용해 북한군의 총안구를 면밀히 관찰하는 등 대응 태세를 철저히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평소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특공 병력을 민간인 관광 안내와 지원에 투입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방부는 DMZ를 관할하는 유엔사와의 협의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DMZ 관광 계획을 발표했다.  
 
유엔사는 안전 대책을 검토한 뒤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유엔사 인원들과 도로 포장 등 답사를 했다”며 “이동 차량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면 4월 말까지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인 관광이 안전하게 진행되려면 북한군이 오인 사격을 하거나 문제를 삼지 않도록 사전에 북한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2008년 7월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한 금강산 관광객 고 박왕자씨 사례에서 보듯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 관계자는 “아직 북측에 통보하지 않았다”며 “향후 시범 운영 상황을 보고 북한과의 논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단체인 녹색연합도 DMZ 관광 비판에 가세했다. 성명을 내 “문재인 정부의 평화둘레길 사업 추진으로 DMZ는 보전은커녕 난개발로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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