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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일 거야” 입국 보름 만에 지하철 화장실에 불 지른 외국인 여성

러시아 여성 A씨(24)가 지난 3월 29일 공용건조물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 Pixabay]

러시아 여성 A씨(24)가 지난 3월 29일 공용건조물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 Pixabay]

러시아 국적의 여성 A씨(24)가 지난해 12월 1일 오후 7시 46분쯤 서울 지하철 8호선 장지역 내 남자 화장실에서 불을 지르려다 공용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해 11월 15일 한국 땅을 밟은 지 불과 보름만의 일이었다.
 
3일 서울동부지법에 따르면 A씨는 지하철 무임승차를 하려다가 역무원에게 발각돼 제지당하자 앙심을 품었다. 그는 지하철역 화장실 변기 칸으로 들어가 미리 준비한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불을 붙였다. 다행히 화재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역무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꺼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  
 
A씨는 법정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잘못 버려 불이 난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무임승차를 못 하게 해 화가 나 사람들을 죽이려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불을 끄러 온 직원들이 화장실 문을 열려고 했지만 A씨가 문을 잠근 상태로 불이 번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던 점에서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또 경찰에 잡혀 와 조사를 받기 위해 앉아서 대기하던 중 의자 손잡이를 이로 물어뜯는 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또 유치장에서는 아무런 이유 없이 머리와 손발로 출입문을 차며 고함을 지르고, 소란을 피웠다. 그러다 화장실 세면대를 밟고 올라가 천장에 설치된 감지센서 고정 장치를 손으로 잡아 뜯기도 했다.  
 
조사하다 보니 A씨가 저지른 범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입국 3일 만인 지난해 11월 18일 인천공항에 있는 한 식당 라커룸에 침입해 옷을 갈아입으려고 벗어놓았던 피해자의 짐 속 지갑을 훔쳤다. 이때부터 3일 동안 똑같은 방법으로 총 9회에 걸쳐 절도를 이어갔다. 특히 대구의 한 농수산물시장 환복실 앞에 놓여있던 신발을 훔쳤는데, A씨는 “버려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환복실 앞에 신발이 놓여 있다면 옷을 갈아입기 위해 들어간 사람의 신발로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22일에는 경남 밀양에서 물건을 훔쳤다. A씨는 다른 입주자가 출입하느라 잠시 현관 출입문이 열려있는 틈을 타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7층 계단에 세워져 있던 400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갖고 달아났다. A씨는 이에 대해서도 “잠시 사용하고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재판부는 “붙잡힐 때까지 자전거를 돌려주지 않았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서울 성동구의 한 식당에서 보관 중이던 배추를 발로 걷어차고, 주방에서 부엌칼을 들고나와 테이블을 내려치는 등 행패를 부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달리 이유는 없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고, 방화가 미수에 그쳤으며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해 다소 과격한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들을 죽이려고 불을 지르려고 했다는 범행동기를 가볍게 볼 수 없고,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존중하지 않은 채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별다른 죄책감 없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저지른 만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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