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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게 끼어도 알아챈다, 치아는 입 속 지키는 '방패'

기자
유원희 사진 유원희
[더,오래] 유원희의 힘 빼세요(6)
우리의 치아는 창과 방패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음식을 씹거나 자르고 부수는 공격을 하고, 국 같은 뜨거운 음식이 들어오거나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민감하게 반응하여 뱉어내도록 방어한다.
 
치아의 가장 바깥의 머리라 할 수 있는 표피는 에나멜(법랑질)이라 하는 매우 단단한 갑옷과 같은 강한 무기질로 되어있다. 현미경으로 좀 더 자세히 보면 6각 막대의 형체를 띄고 있는데, 내가 어렸을 적 제주도 서귀포 바닷가에서 종종 본 주상절리의 모양과 비슷하다. 아주 단단하게 우뚝 솟아있는 기둥. 위에서 가해지는 수직적인 힘을 잘 견딜 수 있도록 디자인된 자연의 모습. 그래서 우리의 치아도 단단한 음식을 잘게 부수고 으깨며 씹을 수 있나보다.
 
치아의 가장 바깥의 머리라 할 수 있는 표피는 에나멜(법랑질)이라 하는 매우 단단한 갑옷과 같은 강한 무기질로 되어있다. 현미경으로 보면 6각 막대의 형체를 띄고 있는데 이는 주상절리의 모양과 비슷하다. [사진 위키미디아커먼(저작자 Akisame6)]

치아의 가장 바깥의 머리라 할 수 있는 표피는 에나멜(법랑질)이라 하는 매우 단단한 갑옷과 같은 강한 무기질로 되어있다. 현미경으로 보면 6각 막대의 형체를 띄고 있는데 이는 주상절리의 모양과 비슷하다. [사진 위키미디아커먼(저작자 Akisame6)]

 
우리의 치아는 이러한 갑옷에도 불구하고 아주 예민하다. 입으로 머리카락보다 작은 이물질이 들어와도 치아와 혀는 금방 알아차린다. 목으로 넘기지 않고 혀와 치아로 먼저 걸러내어 뱉어낸다. 그만큼 치아는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이 있다.
 
의사들이 보철치료를 할 때 아랫니와 윗니가 서로 교합이 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쓰는 교합지 두께는 약 40micron이다. 1000micron이 1mm이니 교합지 두께가 얼마나 얇은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도 치아는 그걸 느낀다. 아주 작은 것이 이 사이에 끼어도 그걸 참지 못하고 빼내기 위해 이쑤시개를 찾는다.
 
앗, 돌 씹었어! 이럴 땐 그냥 꽉 물어버리는가? 아니다. 그 짧은 순간에 우리 치아는 입속의 이물질을 감지한다. 크기와 종류도 거의 판단한다. 꽉 물지 않고 반사작용으로 입을 열게 되는데 이는 유전적으로 치아와 연결되어 프로그램된 자율반사신경계 때문이다.
 
우리의 입안 신경들은 안에 들어온 물질의 종류와 크기, 경도 등을 알아차려 그다음 행동으로 이어가게 한다. [사진 pixabay]

우리의 입안 신경들은 안에 들어온 물질의 종류와 크기, 경도 등을 알아차려 그다음 행동으로 이어가게 한다. [사진 pixabay]

 
그뿐인가? 우리의 입안 신경들은 안에 들어온 물질의 종류와 크기, 경도 등도 다 알아차린다. 치아와 혀, 입술, 입천장 등이 함께 떡인지 과자인지, 고체인지 액체인지 혹은 얼마나 딱딱한지, 맛은 단지 쓴지 파악한다. 그리고는 그다음의 행동으로 이어가게 한다. 삼키거나 뱉거나 하게 하고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거나 나쁘게도 한다.
 
그래서인가? 가끔 모임에서 명함을 주고받으며 치과의사라 하면 안면이 있는 분 중에는 “창피해서 선생님 앞에서 입을 못 벌리겠는걸요.”라며 부끄러워하시는 여성분들을 종종 만나기도 한다. 그만큼 아주 민감하며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의사에게 조차도 보여주기 부담이 되는 것이리라……. 의사는 환자가 느끼는 민감함 보다 더욱더 민감하게 환자의 감정에 반응하고 응대해야 되겠다. 예민한 자여 그대 이름은 치아.
 
치아는 섬세하다. 머리카락만 끼어도 느낄 수 있고 작은 것에도 아프다. 하여 치과의사의 손은 꽃잎처럼 섬세해야 한다. 입속이란 그 작은 공간에서 일해야 하기에. 환자들이여, 치과를 찾을 때 그 어떤 조건보다 섬세하게 입 속 공간을 다루는 의사를 찾으시길.
 
유원희 WY 치과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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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