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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학원도 1·2등급만 챙겨” 나머지 학업포기자 만든다

떨어지는 기초학력<하>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학교·학원에서 소외당하고 진학정보도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한 사교육업체 대입 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자료집을 살펴 보고 있다. [뉴스1]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학교·학원에서 소외당하고 진학정보도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한 사교육업체 대입 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자료집을 살펴 보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의 한 일반고 2학년 A군은 자퇴를 고민 중이다. “더 이상 학교에서 도움받을 게 없기” 때문이다. 1학년 때 내신성적이 6~7등급인  A군은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모집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 그는 “수능에 전념해 정시전형으로 역전을 노리려면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에 다니는 게 낫다”고 말했다.  A군은  특히 “계속 다녀봐야 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내신 바닥을 깔아주는 것밖에 안 된다”고 털어놨다.
 

“중학 때 자유학기제로 어영부영
고1 올라가 하위권 성적에 충격”
선행학습 탓 초등부터 학력 격차
“부진아 학습 프로그램 강화해야”

A군처럼 학교에서 외면받는 중하위권 학생이 많다. 학교에선 주로 내신 1~2등급의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육 과정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내신학원 원장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필요한 각종 교내 대회나 내신성적은 모두 일부 상위권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다수의 학생은 들러리처럼 여겨진다”고 털어놨다.
 
중하위권은 입시나 진학 정보를 얻기도 힘들다. 서울 관악구 일반고에 다니는 B군(2학년)은 “몇 달 전 담임에게 상담을 요청했는데 ‘현재 성적으로는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건 어렵다’는 얘기가 전부였다”며 “어떤 식으로 입시를 대비하면 좋을지, 전망 있는 학과는 어디인지 등의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연도별 기초학력미달

연도별 기초학력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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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의 입시 정보 역시 상위권에만 쏠려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몇 년 전 중하위권 대상 설명회를 개최했다가 ‘학원 이미지 망치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며 “학원에 1~2등급 학생이 많아야 중위권 학생도 따라오기 때문에 입시 설명회나 입시 정보도 상위권 위주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중하위권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확인할 기회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본인의 부족한 점을 파악해야 개선이 가능한데, 중학교까지는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기회가 별로 없다. 고2 자녀를 둔 김모(46·서울 영등포구)씨는 “초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곧잘 하던 아이가 중학교 때 자유학기제나 진로탐색을 한다며 어영부영 보내더니 고1 때 첫 중간고사에서 하위권 성적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자녀가 고1인 최모(49·서울 구로구)씨도 “중학교까지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에 오자마자 ‘멘붕’에 빠졌다”며 “학교 수업만으론 따라가기 힘들어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부를 포기하는 연령까지 계속 낮아지고 있어 문제가 크다.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 시기가 유치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아이들 간의 학력 격차가 초등학교 때부터 발생한다. 한번 격차가 벌어지면 좀처럼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셈하기나 읽기처럼 기초가 부족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부진아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유아 때부터 학력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이를 진단하고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강화해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실력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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