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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도 독일에 4번 침공 당했지만, 협력으로 미래지향적 관계"

"벨기에가 독일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맺은 것처럼, 한국도 일본과 공동으로 미래를 모색할 수 있을 겁니다."
 
방한 중인 피터 드 크렘(57) 벨기에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크렘 장관은 "독일과 협력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유럽이 선택한 유일한 대안이자 교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이 벨기에와 비슷한 나라'라고 강조하던데.  
"두 나라 모두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뛰어난 인재가 국가 성장을 이끌어간다. 역사적으로도 비슷하다. 한국이 일본과 겪고 있는 역사 갈등을 벨기에도 독일과 겪었다."
 

한·일 관계에 조언한다면.
"독일은 1914, 1918, 1940, 1945년 등 4차례 벨기에를 침공했다. 하지만 두 나라는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협상을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회복할 시간을 가졌다. 역사를 아는 것이 첫 단계다. 한국과 일본도 협력 관계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역사를 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전후 벨기에·독일뿐 아니라 여러 유럽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오랜 기간 역사를 토론했다. 그 결과 '평화와 안보'라는 유럽의 새로운 서사가 완성됐다. 현재 유럽은 70년 이상 전쟁 없는 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화해와 협력에 앞서 독일의 철저한 전후 처리가 있었다. 독일은 1950년대 나치 피해자 연방보상법을 제정해 개인 보상을 했고,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인을 지원하는 법률을 제정해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 또 독일은 1959~64년 벨기에 등 서유럽 피해국과 개별 협정을 맺어 보상했다. 2000년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재단'을 만들어 징용 피해자를 보상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필리프 벨기에 국왕과 함께 방한한 피터 드 크렘 행안부 장관. [주한벨기에대사관]

지난달 필리프 벨기에 국왕과 함께 방한한 피터 드 크렘 행안부 장관. [주한벨기에대사관]

 
유럽은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나.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공동 대응한다. 세부적인 방법 등은 나라별로 정하되 EU와 합의한다. 합의를 따르지 않은 국가에 벌금을 부과한다."
 
합의안 이행이 쉽지 않을텐데.
"(유럽에는) 공동 목표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있다. 디젤 사용 제한이나 플라스틱 감축 등을 시민들이 흔쾌히 받아들인다. 기업 역시 환경 보호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데에 동의한다."
 

유럽식 복지는 선망의 대상이다.
"유럽에서는 보건·의료 서비스가 전 국민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복지는 높은 과세가 따른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벨기에는 인구 문제가 없나.  
"벨기에는 출산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EU의 많은 나라가 심각한 저출산에 직면해있다.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출산장려정책이 필요하다."
 

이민자 포용이나 출산장려금이 대안이 될까.  
"둘다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이민자가 유입되면 단기간 생산성 향상 효과는 있겠지만 새로운 사회 문제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출산장려금도 큰 효과가 없다. 한때 프랑스에서 자녀 3명 이상인 가정에 양육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과거 예를 보면 저출산 문제는 경기 사이클이 호황이 찾아올 때 비로소 해결된다." 
피터 드 크렘(PIETER DE CREM)
1962년 벨기에 동부 플란더스 알테르(Aalter) 출생. 벨기에 연방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이자 알테르 시장이다. 알테르 시장으로 1995년 취임해 현재 5선 연임이다. 
하원 내무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국방부·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국방부 장관 재임 중 벨기에 군대를 평화 유지 활동 위주로 개혁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벨기에 핵연구센터의 특사로도 활동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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