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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수백곳에 붙은 '北 김정은 서신' 대자보의 정체는

31일 전남 지역 등 전국 대학에 붙은 '김정은이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연합뉴스]

31일 전남 지역 등 전국 대학에 붙은 '김정은이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연합뉴스]

전남 지역 등 전국 대학 수백여곳에 ‘김정은 서신’이라는 대자보가 나붙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8분쯤 전남 목포의 한 대학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대자보가 부착된 것을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대자보는 이날 목포 지역 대학 3곳에서 발견된 데 이어 순천과 광양·영암 등 7개 대학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대자보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지문 감식과 폐쇄회로TV(CCTV) 분석 등을 통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가로 55㎝, 세로 80㎝ 크기 2장 분량이다. 대자보에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이윤추구를 박살 냈다’는 등의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김 위원장 명의의 3대 강령’을 소개한 대자보에는 ‘전·대·협’이라는 이름으로 촛불 집회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31일 우파 '전대협' 측이 전국 대학에 붙였다고 밝힌 '김정은이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페이스북 캡쳐

31일 우파 '전대협' 측이 전국 대학에 붙였다고 밝힌 '김정은이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페이스북 캡쳐

경찰 수사 결과 해당 대자보는 ‘전·대·협’이라는 보수단체가 전국적으로 붙인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체는 “서울과 강원도 원주의 대학 20여 곳에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으며, 전국 450여 대학에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단체 SNS 계정을 통해 알린 바 있다.전·대·협 측은 이날 SNS를 통해 “29일 밤부터 전국 대학 400여 곳에 대자보를 붙이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해당 단체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풍자한 ‘문재인 왕 시리즈’ 대자보를 붙인 우파단체로 알려졌다. 해당 단체는 1987년에 결성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반(反) 문재인 결사체를 표방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자보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기적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더러운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추악한 이윤추구행위를 박살 내 사농공상의 법도를 세웠다’, ‘최저임금을 높여 고된 노동에 신음하는 청년들을 영원히 쉬게 해줬다’와 같이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해당 대자보가 전날부터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발견된 점을 토대로 전·대·협이라는 특정 단체가 부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검토한 결과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이적표현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안=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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