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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데스노트' 1순위에 오른지 3일만에 사퇴한 최정호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의혹보다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아 그리 된 듯하다”(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언론에서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관련 문제 제기가 많았지만, 위법적인 요소는 없어 (임명)될 줄 알았는데 지난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사태가 부담된 것 같다”(국토부의 한 고위 공무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이후 23일만인 31일 사퇴했다. 최 후보자는 1984년 행시 합격 후 30여년간 국토부에서 재직했던 정통 관료 출신으로 내부 신망이 두터웠다. 그의 장관 후보자 임명 소식에 국토부 노동조합이 즉각 환영 성명을 발표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발목을 잡은 것은 ‘국민 여론’이었다. 지난달 8일 후보자로 지명되자마자 최 후보자는 ‘다주택자 투기’ 논란에 휩싸였다. 한때 3주택자였던 전력에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자질 논쟁이 일었다.
 
“다주택자는 투기꾼. 집으로 돈 벌 생각은 하지 말라”며 부동산 세금 규제에 나섰던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노선과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컸다.  
 
지난 2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여ㆍ야 가릴 것 없이 최 전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 전력을 지적했다. 야권은 최 전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지만, 그런데도 김현미 장관 후임자로 무리 없이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분당 정자동 아파트의 꼼수 증여, 잠실 엘스 아파트 및 세종시 펜트하우스 분양권 투기 논란은 계속됐지만, 꼭 짚어 위법한 정황은 없었던 터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최 후보자가 3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살고 있던 분당 정자동 아파트를 급히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고 월세살이를 한 게 너무 옹색해, 치명타이긴 했어도 사퇴까지 가리라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국회 국토위원회 박덕흠 간사와 의원들이 28일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동작구 흑석동 95-37 상가 건물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국회 국토위원회 박덕흠 간사와 의원들이 28일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동작구 흑석동 95-37 상가 건물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기류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은 27일부터였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직자 재산 신고 현황(2018년 12월 기준)을 공개하자, 김의겸 청와대 전 대변인의 고가 부동산 투기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전 대변인은 청와대 인근 관사에 입주해 살면서 종전의 전세 계약금(4억8000만원)과 10여억원의 빚내 합친 돈으로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2층짜리 상가주택을 ‘올인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매가 25억7000만원의 상가주택은 내년이면 이주를 앞둔 흑석뉴타운 9구역에 속한 재개발 물건이었다.  
 
이윽고 정의당은 29일께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자 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데스노트’ 첫머리에 최 후보자가 적힌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최정호 후보자 등 일부 후보자는 임명에 무리라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김의겸 전 대변인은 자진 사퇴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변인의 사의를 즉각 수리했다. 고위 공직자의 연이은 부동산 투기 논란에 여론이 악화되자, 최 후보자도 사퇴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청와대의 꼬리 자르기’라는 주장도 있다. 30여년간 관료로 재직해, 정치판에서 보호막이 없었던 그가 정치적 혼란 속에 버티지 못하고 잘려나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토위 소속인 민경욱 의원은 “결국 코드 인사가 아니었던 최 후보자가 ‘박영선ㆍ김연철 살리기’ 작전에 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김현미 장관 체제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차기 수장으로 최 전 후보자와 함께 거론됐던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손병석 전 국토부 1차관 등이 다시 이야기되고 있다. 현직에 있는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과 김정렬 제2차관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이은 부동산 투기 논란을 의식해 철저한 검증작업을 하다 보면 차기 장관이 임명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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