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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외교문서 공개…北-콜롬비아 '기습수교'에 정부 '발칵'

외교부 北-콜롬비아 수교 보고문서. [사진 외교부 제공]

외교부 北-콜롬비아 수교 보고문서. [사진 외교부 제공]

1988년 북한과 콜롬비아가 그해 전격적으로 수교해 우리 정부가 발칵 뒤집힌 상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는 외교문서가 공개됐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1988년 10월 27일 북한 관영매체인 평양중앙방송이 북한의 유엔 주재 대표와 콜롬비아의 유엔대사가 국교수립을 위한 공동성명에 10월 24일 서명했다고 보도하면서 북한과 콜롬비아의 수교사실을 알게 됐다. 콜롬비아는 6·25전쟁에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국가인데다 직전 해인 1987년 콜롬비아 대통령이 방한해 극진한 환대를 받고 간 직후여서 우리 정부가 받은 충격은 더 컸다.
 
외교부 미주국은 상부보고 문건을 통해 북한과 콜롬비아의 수교에 대해 주(駐)콜롬비아 대사관에 확인을 지시했다. 대사관은 콜롬비아 외무차관이 "전혀 아는 바 없고 믿을 수 없는 오보로 생각한다"며 "최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이 소련 방문 후 귀국 중인 바 재확인해서 통보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콜롬비아는 중남미국가 중 유일하게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이며 콜롬비아 대통령의 1987년 9월 방한으로 '전통적 친한(親韓)관계'가 기대되는 국가라고 외교부 미주국은 보고했다.
 
하지만 북한과 콜롬비아의 수교는 곧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정부는 북한과 콜롬비아의 수교 배경에 대해 "최근 북괴(북한)가 공산권의 대한(對韓) 접근 등 외교적 손실을 메우기 위해 열세지역인 중남미의 친한(親韓)국에 출혈적 지원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콜롬비아는 빈곤퇴치와 사회·경제개발 등이 최대현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협력을 북한이 약속했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우루과이와 에콰도르, 페루, 파나마 등 다른 중남미국가에 추가로 접근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당시 한국은 중남미 33개국 중 쿠바를 제외한 32개국과 수교하고 있었고 북한은 11개 중남미 국가와 수교하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당시 콜롬비아에 북한과의 수교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주콜롬비아 한국대사가 그해 11월 23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낸 전문을 보면 콜롬비아 측은 "(한국 측에) 일체 통보가 없었던 것은 'mistake'(실수)였다"고 언급한 뒤 "수교 사실은 외무장관도, 대통령도 알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석연치 않은 해명을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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