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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유일한 호주인이 본 평양···"지하철, 스마트폰 좀비 가득"

지난해 10월 6일 휴일을 맞아 평양 중앙동물원에는 가을나들이에 나선 북한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6일 휴일을 맞아 평양 중앙동물원에는 가을나들이에 나선 북한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고립에서 패스트푸드·스마트폰·성형수술로 옮겨가는 과도기 국가”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의 김일성대학 대학원에서 현대 북한 문학을 전공하는 호주 청년 알렉스 시글리의 기고문을 실으면서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을 전했다.
 
시글리는 자신의 생활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사진 시글리 트위터]

시글리는 자신의 생활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사진 시글리 트위터]

시글리는 “젊은 호주인이 북한의 최고 대학인 김일성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20대의 2년을 포기한다는 말을 들으면 다소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며 자신을 “김일성 대학에 있는 단 세 명의 서양 학생 중 한 명이며 북한에서 유일한 호주인”이라고 소개했다.
 
시글리는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다가 북한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같은 층 기숙사에 살며 교류하게 됐고, 이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4월 김일성대학에서 현대 북한 문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현재 학생비자로 북한에 장기 체류하고 있다는 그는 평양 곳곳을 살펴볼 수 있는 접근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시글리는 “북한은 현재 과도기에 진입했다”며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경제 자유화라는 정부 정책을 통해 적게나마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글리에 따르면 변화의 움직임은 우선 ‘외식’에서 엿볼 수 있다.
 
시글리는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방문한 식당 중에는 최신 유행하는 샤브샤브집이 있다”며 “회전식으로 음식 재료들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움직이며 손님들은 표고버섯부터 마카로니까지 50여개의 재료를 골라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식당은 주말 점심이면 늘 사람들로 가득하다”며 “성형수술을 한 청년들도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엔 불고기·비빔밥 등 다양한 종류의 한식당뿐 아니라 일본식 회전 초밥, 중국 음식점 등 외국 음식점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점원이 ‘완전 KFC와 똑같다’고 설명한 햄버거 가게도 평양에 있는데 사실 맛은 맥도날드와 더욱 비슷했다. 단지 오이 피클이 없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쇼핑’에 관해선 곰돌이 젤리로 유명한 하리보 젤리, 뉴질랜드산 쇠고기, 아디다스 스포츠 웨어 등 수입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 공산품의 질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만 해도 상점 종이는 거친 회색이었으나 이젠 표백된 백색 종이로 가득하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지만 자체 네트워크가 더욱 발전했다고도 그는 말했다. 시글리는 “평양 지하철은 항상 게임·영화·뉴스에 빠진 ‘스마트폰 좀비’로 가득하다”며 “내가 만난 북한 사람 중 스마트폰이 없는 유일한 사람은 2000년대 노키아의 피처폰을 사용하는 73세의 문학론 교수님뿐”이라고 전했다.
 
시글리는 가장 통찰력 있는 경험으로 주민들과의 대화를 꼽았다.
 
시글리는 “영어를 전공하는 학생과 한 학기 동안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며 “그는 전 세계의 20대 남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열렬한 축구 팬으로 파리 생제르맹 FC 소속 공격수인 네이마르와 FC 바르셀로나 소속 공격수인 리오넬 메시를 사랑했다”고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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