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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범인은 왜 시신에 빨간색 매니큐어를 발랐나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2004년 2월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 배수로의 지름 60㎝ 좁은 배수관 안에서 알몸으로 웅크려 있는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석 달 전 실종된 여중생 엄모(당시 15세)양이었다. 집에 다 와간다고 엄마와 통화를 했던 엄양은 5분이면 도착할 시골길에서 흔적없이 사라졌고 96일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이른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은 30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추적에 나서며 재조명되고 있다.
 
범인이 남긴 유일한 단서 
당시 엄양 손에 발라져있던 빨간색 매니큐어.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당시 엄양 손에 발라져있던 빨간색 매니큐어.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엄양 시신은 심한 부패 때문에 사인과 사망 시각을 특정할 수 없었다. 알몸으로 발견돼 성폭행 피해가 의심됐지만, 외관상 상처도 범인의 DNA도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에서 눈에 띄는 건 엄양의 손·발톱에 칠해져 있던 짙은 빨간색 매니큐어였다.
 
당시 부검의였던 김윤신 조선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이렇게 어린 여학생의 손톱과 발톱에 아주 빨간 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사건은 평생 처음”이라며 “상당히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발라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엄양 친구들은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매니큐어를 바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엄양이 평소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다는 가족·친구 진술에 따라 이는 엄양 사후 범인이 칠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수사를 전담했던 경찰은 “매니큐어를 칠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매니큐어가 발라진) 손톱을 깎은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책에서 뜯어진 이름들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전문가들은 범인이 성도착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인의) 비틀어진 욕망이 굉장히 많이 반영된 시신 같다”며 “몸 안에서 제삼자의 정액이 나오지 않았다 하여 성범죄가 아니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처음부터 의도한 범행의 목적은 성폭행이 아니고 성적인 유린 행위가 아니었을까 싶다”며 “성적인 쾌감이나 만족감을 얻는 형태의 도착증일 가능성이 점쳐졌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범인이 엄양 손·발톱을 잘라간 것에 대해선 “일종의 ‘트로피’라고 하는 자신의 범행 성과물로 그것을 가져가는 형태일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엄양 손·발톱에 빨간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는 점 외에도 ▶엄양 유류품 중 교복과 속옷이 발견되지 않은 점 ▶엄양 유류품 중 이름 부분만 훼손된 점 등이 범인이 성도착증 환자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방송은 “성도착증 범죄자 특성상 매니큐어는 범인만이 아는 은밀한 공간에서 칠해졌을 것이며 따라서 단독범행 가능성과 초범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범인은 겉으론 매우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방송에선 엄양 실종 일주일 전 당시 이웃 마을에 살던 한 여성이 겪었던 일도 다뤄졌다. 이 여성은 엄양이 사라졌던 비슷한 장소에서 낯선 남성으로부터 동승 권유를 받아 차에 올라탔다가 위협을 느낀 후 가까스로 도망쳤다고 했다. 이 여성 기억대로라면 당시 낯선 남성 손엔 투명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 방송은 이 여성이 당시 겪었던 일과 엄양의 사건이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제보를 받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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