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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자 좋아하는 게 일반적”…혐오표현이냐 두고 논쟁 휩싸인 고려대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 일반적 인식이긴 하죠.”
 
이 표현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냐 아니냐를 두고 고려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토론수업시간에 나온 이 표현을 고려대를 대표하는 학보사 ‘고대신문’이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 성소수자 동아리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일반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고대신문 칼럼, 성소수자 혐오표현 옹호 논란  
이번 공방은 지난 18일 고대신문이 ‘종단횡단’이라는 코너에 게재한 ‘익지 않은 사과는 쓴맛일 뿐’이란 칼럼에서 시작됐다. 고대신문 소속 박모 기자가 자신이 토론 수업 중 겪은 일화를 소개하며 한 학생이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 일반적 인식이긴 하죠”라고 발언하자 다수학생들이 날 선 목소리로 사과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주의 사회에선 어떤 의견이든 말할 수 있다”며 사과 그 자체보다 사과를 받아냈다는 승리의 쾌감에 집착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재학생들이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표현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며, 이를 정제하지 않고 그대로 기사화한 고대신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고대신문은 21일 해당 칼럼을 삭제하고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에 편집국장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이렇게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사과문 게재한 학보사 기자들 전원 직무정지
그러나 고려대 성소수자동아리 ‘사람과 사람’은 25일 대자보를 붙여 “해당 발언은 성적 지향성을 개인의 잣대로 일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고 재단하려 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을 심각한 혐오표현으로 규정했다. 이어 ▶작성 기자 및 기획간사의 해명요구 ▶데스킹 시스템의 공개 ▶오프라인 자보를 통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고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이 지난 25일 학교 게시판에 게재한 고대신문 규탄 및 사과 요구 대자보. [사람과 사람 제공]

고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이 지난 25일 학교 게시판에 게재한 고대신문 규탄 및 사과 요구 대자보. [사람과 사람 제공]

 
이에 고대신문 기획간사는 ‘외부 압박에 대한 굴복과 언론 정신 훼손’이라며 27일 오전 사과문을 게재한 편집국 전원에게 직무정지를 내리며 맞섰다. 기획간사는 교직원이 맡는다. 하루만인 28일 오후 해당 조치가 해제돼 고대신문 기자들은 소속 기자 전원의 이름을 걸고 사과 대자보를 게재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대신문 편집국장은 29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편집국 기자들 전원의 이름을 단 사과문이며,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기획간사의 편집권 참여 최소화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획간사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가 덜 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사과 요구 잘못 아냐“ vs. ”민주주의 퇴보“  
이번 논란이 길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고려대 재학생 A씨는 커뮤니티에 올린 의견 글에서 “해당 발언만 가지고 동성애 혐오 발언이라 하는 것은 너무 뒤틀린 사고”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발언조차 할 수 없다면, 그것은 전체주의 내지는 민주주의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고려대학교를 대표하는 학보사 고대신문이 29일 오전 게재한 칼럼에 대한 사과문. [고대신문 페이스북 캡처]

고려대학교를 대표하는 학보사 고대신문이 29일 오전 게재한 칼럼에 대한 사과문. [고대신문 페이스북 캡처]

반면 B씨는 “혐오와 차별을 지속해서 받아오던 집단에 ‘일반적이지 않다’라는 규정은 그 혐오에 대한 또 다른 혐오이자 정당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불쾌함을 준 것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언론의 정신을 훼손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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