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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요즘 뜨는 해외서 한달 살기···'로또 분양' 청약도 못한다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분양이 잇따른다. 29일 문을 연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북위례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분양이 잇따른다. 29일 문을 연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북위례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올해 초 높은 청약경쟁률을 뚫고 수도권 아파트에 당첨된 박기영(가명·47)씨. 청약가점이 60점대여서 여유 있게 당첨권에 들었다. 분양 계약금을 준비하다 분양업체로부터 부적격자 통보를 받았다.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1년 이상 해당 지역에 계속 살아야 하는 거주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가 최근 1년 사이에 회사 업무로 3개월간 외국에 나가 있었던 게 문제였다. 지난해 말 개정된 법령에 따라 외국 거주 기간은 거주 기간 계산 때 제외되기 때문이다.  
 
봄 분양시장 큰 장이 선다. 집값이 하락세이고 분양가가 슬금슬금 오르며 주변 시세와 차이가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강남권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로또’ 분양이 잇따른다. 29일 견본주택 문을 연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북위례 힐스테이트만 보더라도 분양가가 주변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분양가가 3.3㎡당 1833만원인데 주변 시세는 2900만원 선이다. 주택형에 따라 4억~5억원 차이 난다.
 
로또를 기대한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청약자는 강화된 청약자격 복병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거주요건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당첨 우선권을 주기 위해 1년 이상 거주요건을 두고 있다. 해당 지역 거주자라도 1년 이상 요건에 맞지 않으면 다른 지역 청약자로 자격이 밀린다. 해당 지역에서 미달돼야 청약할 수 있어 웬만한 지역에선 당첨되기 어렵다. 
  
문제는 해외 체류다. 국토부는 장기 해외 체류를 거주요건 위반으로 보면서도 장기의 기준을 애매하게 뒀다. 지난해 7월 민원 답변에선 “1년 미만 범위에서 수개월 단위로 수시로 업무 관련으로 해외와 국내를 출입국 하는 것은 장기 해외 체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관련 법령의 개정해 해외 장기 체류의 기준을 못 박았다. 30일 이상을 장기 체류로 명시하고 당첨자는 해외출입국 증명서류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주민등록법 규정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주민등록법에는 30일 이상 거주할 경우 주민등록을 하게 돼 있다.  
 
해외 체류 기간이 30일 이상이라고 모두 장기 해외 체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국토부는 “해외에서 30일 이상 동일한 장소에서 체류하면 해당 기간 국내에 거주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30일 이상이더라도 여행 등으로 장소를 바꾸면 괜찮다는 뜻이다. 앞선 박씨의 사례처럼 회사의 업무 등으로 같은 곳에서 한 달 이상 머물면 안 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 한 달 살기도 마찬가지다. 30일 미만씩 여러 곳을 다니며 한 달 이상 여행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한 곳에서 30일 이상 머물면 거주요건을 어기게 된다.
 
30일 이상 해외 체류자는 외국 거주 기간에 대한 소명을 해야 한다. 거주요건 충족 여부는 사업 주체가 판단한다.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하고 있으면서 해당 지역 1순위로 당첨되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고 해외에 장기간 체류하고 있는 상태에서 당해 지역 1순위로 청약당첨되는 것은 부정당첨
자에 해당하고 주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 대기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40대 회사원 박모씨는 “해외에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또는 여행 목적으로 30일 이상 간 것을 거주 요건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APT2you 사이트(https://www.apt2you.com)에서 1순위 자격 등 본인에게 해당하는 청약제한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 APT2you 사이트(https://www.apt2you.com)에서 1순위 자격 등 본인에게 해당하는 청약제한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강화된 청약 자격의 또 다른 함정은 청약가점제 부모 점수다. 지난해 9·13대책에 따라 주택을 소유한 부모는 같은 세대라 하더라도 부양가족 수에서 빠진다. 부양가족 점수는 한 명당 5점이어서 가점제(84점 만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부모 중 한 명이 주택을 갖고 있어도 두 명 모두 부양가족 수에서 빠진다. 10점이 줄어드는 것이다.
  
부모의 주택 소유 여부를 확인할 때 꼼꼼하게 봐야 한다. 주택에 실제 주택 외에 분양권·입주권도 포함되면서 주택 소유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정부는 지난해 9·13대책 때 주택 청약과 대출 규제에서 분양권 등도 주택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다만 경과 규정을 둬 이번에 바뀐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계약한 분양권·입주권부터 주택으로 본다. 
 
그런데 입주권은 그 이전부터 갖고 있더라도 청약자격을 위반할 수 있다. 주택 간주 여부 때문이 아니라 1순위 자격 제한에 걸릴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당첨된 뒤 5년 이내에는 1순위 청약을 할 수 없다.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당첨만이 아니라 조합원으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을 받는 것도 주택 당첨으로 법령에 명시돼 있다. 당첨일 기준은 관리처분인가일이다. 
 
무주택 기간 등을 계산할 때 헷갈리는 게 있다. 주택 매매에서 잔금 지급일이나 소유권 이전 등기 접수일 중 빠른 날이 취득일이다. 청약에선 주택 소유·처분이나 무주택 기간을 산정할 때 등기 접수일을 기준으로 한다. 등기부등본에 잔금 지급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는 “청약제도가 복잡해지면 부적격 함정에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청약 계획을 세울 때 꼼꼼한 자격 확인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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