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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체납과 전쟁"… 5급 이상 간부 직원까지 투입한 천안시

충남 천안시 서북구청 박진서(58) 산업교통과장은 시청 안전방재과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지방세를 내지 않은 주민 5명의 집을 찾아갔다. 지방세 고지서와 과태료 통지서를 여러 차례 보냈지만, 납부는커녕 공무원의 전화도 받지 않는 고질적인 체납자들이었다.
충남 천안시 38체납기동대 직원들이 세금을 체납한 차주의 차량 번호판을 떼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시 38체납기동대 직원들이 세금을 체납한 차주의 차량 번호판을 떼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시청·구청 사무관급 이상 99명 '책임징수전담제'
지난해 4억1600만원 징수… 추진실적 점검 포상도
구본영 천안시장 "경륜·행정경험 풍부한 간부 활용"

그는 우선 “OOO 선생님께서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셨습니다. 더 늦으면 과태료가 불어나 감당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체납자들은 한결같이 들은 체도 안했다. 오히려 “(자동차)번호판을 떼가라”며 막무가내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번호판을 떼 운행을 막고 싶었지만 참고 돌아섰다. 며칠 뒤 박 과장은 다시 체납자의 집을 찾았다. 이번에는 첫 번째 방문 때보다 간곡하게 설명했다. 설명이 아니라 아예 부탁이나 하소연에 가까웠다. “지금 당장 전액을 납부하기 어려우면 분납도 괜찮다”고 말했다.
 
결국 박 과장의 끈질긴 설득에 체납자 5명은 모두 “기한을 정해 모두 분납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세금을 대부분 납부했다. 한 체납자의 자녀는 “우리가 조금씩이라도 낼 테니 차량만은 남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박 과장은 “체납자도 시민인데 법적인 잣대만 들이대서는 해결이 어려운게 아니냐”고 했다.
충남 천안시 38체납기동대 직원들이 세금을 체납한 차주의 차량 번호판을 떼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시 38체납기동대 직원들이 세금을 체납한 차주의 차량 번호판을 떼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시가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1인 2체납자 책임징수 전담제’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1인 5 체납자 책임징수 전담지’에 이어 3년째 이어오는 특수사업이다. 지방세 체납을 해소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5급(사무관) 이상 간부급 공무원을 세금징수 현장에 투입한 것이다.
 
간부공무원은 풍부한 공직·행정 경험에서 축적한 경륜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춰 체납세금 징수에 나름의 ‘노하우’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상자는 천안시 본청과 2개 구청 5급 이상 간부 99명이다.
 
지난 25일 기준 천안시의 지방세 체납액은 35억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500만 이상 1000만원 이하 체납자는 472명으로 집계됐다. 간부공무원들은 회생과 경매·공매 진행자, 행불자 등을 제외한 체납자 198명을 대상으로 납부 독려활동에 나선다. 간부 1인당 체납자 2명이다.
충남 천안는 2017년부터 사무관(5급) 이상 간부공무원이 직접 체납세금 징수에 나서는 책임지수 전담제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는 2017년부터 사무관(5급) 이상 간부공무원이 직접 체납세금 징수에 나서는 책임지수 전담제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

 
천안시는 매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10월까지 개인별 전담결과와 징수실적을 사례별로 정리, 징수기법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징수실적 상위 9개 부서장에게는 상장과 시상금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 계획은 2017년 초 구본영 천안시장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박진서 과장은 지난해 990만원의 세금징수를 할당받아 95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간부공무원 가운데 징수율 1위였다. 이 덕분에 상금(50만원)과 상패를 받았다. 상금은 부서 직원들과 회식하는 데 사용했다. 2위는 920만원 중 840만원을 징수한 한권석 홍보담당관이 차지했다. 지난해 99명의 간부공무원은 모두 4억1600만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했다.
 
천안시는 책임징수 전담제와는 별도로 체납세금 납부를 기피하는 법인과 개인에게는 압류와 형사고발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납부 의사가 있는 경우 분납을 유도하고 사회복지 서비스와도 연계하는 방안도 도입했다.
충남 천안시 38체납기동대 직원들이 세금을 체납한 차주의 차량 번호판을 떼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시 38체납기동대 직원들이 세금을 체납한 차주의 차량 번호판을 떼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천안시 이병옥 세정과장은 “간부공무원이 징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후배공무원들의 자세도 많이 달라졌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금을 징수,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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