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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000원짜리 장갑 4년째 쓰는 대전현충원장, 명예 해병되는 사연은?

권율정(57) 국립대전현충원장이 명예 해병으로 위촉된다. 30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권 원장은 오는 4월 15일 경기도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명예 해병 위촉장을 받는다.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는 “권 원장이 해병 묘역 관리에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명예 해병으로 임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4월 15일은 해병대 창설 70주년을 맞는 날이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4월 15일 명예 해병 위촉
권 원장, 2010년 연평 해전 희생자 묘역 특별관리
일회용 장갑 4년째 사용, 업무추진비도 거의 안써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이 지난 28일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 앞에 세워진 고 서정우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얼굴 부조를 닦고 있다. 권 원장이 낀 일회용 장갑은 4년째 사용중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이 지난 28일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 앞에 세워진 고 서정우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얼굴 부조를 닦고 있다. 권 원장이 낀 일회용 장갑은 4년째 사용중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권 원장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사망한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묘역을 특별히 관리해왔다. 처음 안장된 곳에서 접근이 쉬운 데로 옮기고 참배 구역도 넓혔다.  
2015년 9월 윤영하 소령 등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에서 전사한 해군 6명을 '서해수호 특별묘역'에 안장하고, 2개월 뒤 서 하사와 문 일병도 이곳으로 옮겼다. 윤 소령 등은 그 전까지만 해도 현충원 곳곳에 흩어져 안장돼 있었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이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 안내판을 닦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이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 안내판을 닦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또 서 하사와 문 일병의 묘비 앞 잔디 구역 폭을 처음 조성 당시보다 3m 정도 늘렸다.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참배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2017년 7월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상황을 기록한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서 하사와 문 일병 얼굴 부조를 세우고 조그만 쉼터도 조성했다.  
 
권 원장은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는 지난해 ‘제2연평해전 보상법’이 마련되면서 뒤늦게 전사자 대우를 받게 됐다”며 “현충원에서라도 전사자 못지않게 예우해주고 싶어 각별히 관리해왔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지난해 7월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도 참배객이 접근하기 쉬운 진입로 옆에 안장하고, 사고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설치했다. 권 원장은 "미국 등 세계 대부분의 나라도 전사자에 대한 예우는 대통령이 직접 챙길 정도로 특별하다"고 했다. 
 
권 원장은 알뜰한 살림살이를 실천하는 공직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업무추진비는 허용 금액의 15% 정도만 쓰고 2000원짜리 장갑을 수년째 사용하고 있다.  
2급 국가직 공무원인 권 원장의 업무추진비는 한 달에 200만원 정도다. 그는 이 가운데 약 30만원만 쓴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용을 자세히 기록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승진이나 영전 등의 이유로 직원을 격려·환송 간담회를 연 다음 공문을 만들어 일시, 인원, 참석자, 비용, 음식점 이름, 지출예산 항목 등을 모두 기록한다. 그는 2015년 1월 국립대전현충원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이렇게 실천하고 있다. 권 원장은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요소가 많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공직자는 세금을 한 1원도 허비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이 2015년 4월부터 착용한 흰 장갑을 끼고 현충문에 서있다. 그는 "국민의 피땀인 세금인 만큼 단돈 1원 한 장이라도 아껴써야한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이 2015년 4월부터 착용한 흰 장갑을 끼고 현충문에 서있다. 그는 "국민의 피땀인 세금인 만큼 단돈 1원 한 장이라도 아껴써야한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권 원장은 안장식이나 참배 시 착용하는 2000원짜리 일회용 흰 장갑을 2016년 4월부터 지금까지 4년이 다 되도록 사용하고 있다. 장갑값으로만 400만원 정도 절약했다. 그는 1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한다. 특히 안장식은 연중 단 한 차례도 빠트리지 않고 참석한다. 2015년 메르스 파동 때도 안장식에 참석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 차원에서 안장식은 반드시 참석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의 절약 정신은 개인 생활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집에 있는 냉장고를 24년째 사용 중이다. 20년 전 산 아파트의 도배와 장판은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다. 
 
전북 장수 출신의 권 원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85년 공직을 시작했다. 대전지방보훈청장, 국가보훈처 복지증진국장 등을 지냈으며 국립대전현충원장은 직무대리 기간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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