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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가는 문 대통령, 동맹 다지고 북·미 협상 재개 중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40여 일 만인 다음달 10~1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한 한·미 공통의 대북 협상안을 만드는 것과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 동맹 이상기류설을 불식시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박2일의 짧은 실무 방문을 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이슈다.
 

내달 10~11일 한·미 정상회담
하반기 미국 대선 국면 시작되면
트럼프 비핵화 관심 약해질 수도

한·미 공통의 협상안 수립 모색
서훈 “미국에 단계적 비핵화 설득”
최근 동맹 이상기류 불식도 시급

미국은 올 하반기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접어들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북한도 하노이 합의 결렬 후 미사일 시험 발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협상이 지연될수록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으로선 둘 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회담 결렬 후 한·미 양국은 일단 이심전심 비핵화 협상 재개에 집중했다. 이번 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중국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러시아를 방문해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갈 가능성을 탐색했다. 29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다음달 1일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김 차장도 다음주 워싱턴DC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최측근인 찰스 쿠퍼먼 부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다. 한·미 공통의 비핵화 협상안 조율→양국 정상의 승인→북한과의 협상 재개→김 위원장 서울 답방 추진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에서 확인된 북·미 간 입장차가 크다 보니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공개되면서 타협보다는 한쪽의 양보를 서로 압박하는 구조가 됐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은 핵 시설·물질·무기 등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폐기를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상태(end state)로 합의한 뒤 이를 위한 로드맵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검증·폐기와 주요 대북제재의 해제를 맞바꾸는 단계적 접근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굿 이너프 딜’로 알려진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미국에 설득 중이라고 보고했다. 한 정보위원은 “서 원장은 ‘북한이 어떻게 한꺼번에 (핵무기를) 다 없애느냐. 차츰차츰 없앨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미국과 꾸준히 협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하노이 회담 이후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상태를 북·미가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실행은 단계적으로 하자는 절충안을 내놓고 있다.
 
한·미 공조를 통한 대북 협상안 마련은 최근 불거진 한·미 동맹 이상기류설을 잠재우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미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와 싱크탱크 등에선 최근 “문 대통령이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를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이 동아시아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확인하도록 하는 게 문 대통령의 우선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성지원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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