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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의 집요한 ‘반도체 굴기’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세미콘 차이나(Semicon China)’를 갔다. 전시회 규모에 깜짝 놀랐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세미콘 코리아(Semicon Korea)’ 부스가 2000여 개였는데 Semicon China의 부스는 4000개 이상이었다. 전시 부스를 늦게 신청한 회사들은 야외 천막 속에서 떨면서 전시회를 치러야 했고, 전시장의 넓은 복도가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걷지 못할 정도로 붐볐다.
 

메모리·장비·소재 등 전 분야서
5~10년 뒤 한국 따라잡을 계획
우리 정부도 반도체기업 도와야

아직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반도체 전시회의 규모에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보였다. 이미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재원을 수백조원 마련해 놓은 중국 정부는 태양열, LED, LCD에서 정부 주도의 지원으로 세계시장을 제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후공정, 팹리스 분야에서 지난 몇 년간 한국기업들을 추월하는 괄목한 성과를 거두었고, 이제는 반도체 팹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DRAM 메모리를 생산하려던 푸젠진화가 미국의 제재로 메모리 사업을 접을 위기에 놓여있고, 다른 중국 메모리 기업들도 진입장벽이 높은 메모리 기술개발과 생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지적재산권과 불공정한 정부보조금 축소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험난한 미래가 예상된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장비, 소재, 후공정, 팹리스 등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팹리스, 후공정 등의 분야에서는 한국을 추월하였고 반도체 장비, 소재 분야에서도 한국기업들을 위협할 강자로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 정부가 5년, 10년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는 집요한 반도체 굴기 정책은 무서울 정도다.
 
반도체 산업은 생태계 싸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잘하는 메모리 산업도 중요하지만, 파운드리, 후공정, 팹리스 등의 다양한 분야가 있고 후방산업인 반도체 장비와 재료산업도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은 점점 국가 대항전 성격의 생태계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에서 대형 수주전에 밀리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는 중국에서 조립생산을 한다는 조건을 제시해서 대형 수주를 했다.
 
세계 2위의 중국 스마트폰 생산기업인 화웨이가 수입하던 부품을 중국 내 생산부품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전 세계 스마트폰 부품 공급망 전체에 큰 파장을 주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 반도체 장비를 중국 반도체 팹이 구매하면 구매가격의 절반을 보조금으로 받게 되어 반값에 장비를 살 수 있다. 이렇게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 정책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면서 중국 반도체 생태계를 키운다면 5년, 10년 뒤 메모리를 제외한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는 중국에 밀릴 것이 자명하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와 공급망 위에 세워진 것이다. 후방생태계가 경쟁국에 밀린다면 한국 메모리 산업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얼마 전 한국 반도체 기업대표들과 식사를 하면서 함께 신세 한탄을 했다. 52시간 근무, 화학물 관리법 등 각종 규제로 악화하는 경영환경, 제조업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 고령화되는 경영진, 징벌적 상속세, 경쟁국 정부들의 매력적인 기업유치 조건 등 중국 정부와 비교하면 한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손을 놓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국 정부는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서 한국기업들이 나가서 싸워 이길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강력한 국가지원을 등에 업은 해외경쟁사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을 살려주어야 한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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