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택시 사납금 방치할 건가" vs "정부 재정지원 검토 필요"

“법인택시의 45%가 쉰다. 기사가 없어서다. 이유는 대부분 저임금·장시간 노동 탓이다. 플랫폼 택시 도입으로 운휴차량이 줄면 회사 수입이 창출되는 거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택시 월급제를 이대로 추진하면 서울은 몰라도 지방의 택시운수사업자들 공멸 위기에 처한다. 택시 기사분들도 생계에 지장이 생긴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택시·카풀 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7일 최종 담판에서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과 '택시 월급제'를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택시·카풀 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7일 최종 담판에서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과 '택시 월급제'를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 지난 7일 만들어진 합의문을 실제 이행하기 위한 회의는 갑론을박했다. 당시의 ‘택시ㆍ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문’의 내용은 ▶평일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에 카풀 허용 ▶올해 상반기 중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출시 ▶택시기사의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월급제 시행 등이다. 이를 위한 법률안은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았지만 결국 무산된 셈이다.
 
합의문에는 4개의 택시 단체가 서명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 조합),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개인택시 조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 등이다. 이중 사업주들로 구성된 ‘법인택시 조합’이 갑자기 반대하고 나섰다.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월급제’ 도입을 위해선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그러자 근로자 중심의 택시노동조합은 일제히 법인택시조합을 규탄하는 등 분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7일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과 택시·카풀 업계 대표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과 택시·카풀 업계 대표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지금까지 법인택시는 근로자가 몇시간을 일하든 노사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근로한 것으로 간주해왔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월급 개념이 없어 수익은 불안정한데, 회사에 내는 ‘사납금’은 어떻게든 채워야 했다. 때문에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돈 되는 손님’을 선호하게 되고 승차거부라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는 게 택시기사들의 주장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법안소위에서 한국당은 법인택시 조합의 반대 논리에 힘을 실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경욱 의원은 “월급제를 시행하려면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송석준 의원은 “택시기사들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을 명쾌한 법적 근거 없이 불확실하게 만드니 혼란스러운 것 아니냐”며 “결국 피해를 보는건 약자인 택시 종사자들”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기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 11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청 광장 조명탑에 설치된 김재주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의 고공농성장을 방문해 김 지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납금제도 철폐와 택시전액관리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2017년 9월 4일 고공농성을 시작한 김재주씨는 1월 16일로 500일을 맞았다.[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기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 11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청 광장 조명탑에 설치된 김재주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의 고공농성장을 방문해 김 지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납금제도 철폐와 택시전액관리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2017년 9월 4일 고공농성을 시작한 김재주씨는 1월 16일로 500일을 맞았다.[뉴스1]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의 택시 사납금제도 자체가 불법인데 방치해온 만큼, 택시 업계도 시대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은 “가만 있으면 택시업계가 다 죽는다는 공감대가 있고, 오랜 논의를 거쳐 서로 양보해 이번 합의안이 나온 것”이라며 “법인택시 사업자 입장에서 재정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하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겠지만 해소할 방법을 찾으면 된다. 경영을 잘 하면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박재호 의원도 “정부가 개인사업자에게 왜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느냐”며 “사납금 제도 자체가 사실 불법이란 걸 간과해선 안된다. 택시업계도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쟁점이 된 법안들은 이날 국토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야는 4월 임시국회 때 다시 일정을 잡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국토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사회적 합의를 한 만큼 가급적 빨리 제도화 시키고 실무적인 사안은 시행령에 담기도록 조율하면 된다”며 “법인택시조합 등을 만나 계속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위 관계자는 “한국당이 계속 반대하면 4월에도 소위 일정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