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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존립 위기…청년에 교육·고용·주거 정책 집중해야”

정부의 인구 추계가 충격이라고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충격이 더할 수도 있다. 통계청은 출산율이 2021년 최저점(0.86명)까지 떨어진 뒤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20년부터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연평균 33만 명씩 생산연령인구(15~64세)에서 빠져나가고, 25~29세 청년인구가 2021년 이후에 감소하는데 이런 점이 청년들의 혼인과 출산이 상승하도록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출생아 수가 줄다 1991~96년 좀 회복됐고 이들이 30대 주 출산 연령대에 진입하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도별 인구 피라미드 변화

연도별 인구 피라미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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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분석이 맞긴 하다. 하지만 출산율 1.0명 이하 기간이 통계청 전망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3년 만에 1명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했지만 3~5년 주기로 1명 이상으로 잠깐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통계청이 제시한 근거가 출산율 하락 추세를 역전시킬 만한 모멘텀이 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구 감소 시작 시기가 정부 예측(2029년)보다 몇 년 당겨진다.
 
고령화(현재 13.8%)도 정부 예측보다 빨라지게 된다. 통계청은 2050년 노인인구 비율이 인구의 39.8%, 2055년 41.4%로 예측했다. 3년 전 인구 추계 때 추정한 것과 같다. 이 정도만 해도 고령화가 빠르다는 일본(2055년 40.5%)마저 앞질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1.0명 이하 출산율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고령화율이 40% 넘는 시기가 2040년대 후반으로 3~5년 당겨질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아직까지 본격적인 고령화 위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 고령화율보다 속도가 문제다. 게다가 인구는 단순히 수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에서는 학생, 시장에서는 소비자, 국방에서는 병력, 헌법에서는 주권자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 존립의 문제다. 한국의 노동연령을 20~55세로 본다면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실제 감소는 이미 2013년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내수불황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가 위기라고 해서 아이를 더 낳으라고 요구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저출산 정책의 목표가 출산 환경 조성에 있을까, 아니면 이를 통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있을까. 출산율 0.98명의 초유의 상황에서 후자에 정책 목표를 두는 게 옳다고 본다. 청년이 연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너무나도 당연시되던 생애 과정을 선택할 수 없게 되었다.  
 
청년세대는 교육·고용·주거·양육에서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한두 개 정책으로 성과가 나길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청년에게 초점을 맞추도록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재정 투자 확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의 주거지원, 정규직의 양보, 대도시의 양보 등에 합의해야 한다. 재정이 부족하고,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해서 국방이나 재난대응을 포기하면 국가가 존립할 수 없다. 인구위기는 그 정도로 거대한 위협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상림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인구학 박사 학위 받은 인구 전문가로 현재 보사연 연구위원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기획분과위원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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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