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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교육부

남윤서 교육팀 기자

남윤서 교육팀 기자

매년 11월 말이면 그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공개된다. 중3과 고2가 치르는 이 시험은 학생들의 학력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그런데 교육부는 지난해 평가 결과를 해가 바뀌도록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계에선 “결과가 좋지 않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28일 뒤늦게 공개된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중고교 수학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10%를 넘는 등 학력 저하가 심각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불과 2년 전 모든 학생의 학력 진단을 가로막았던 것이 바로 현 정부다. 앞서 이명박 정부 이후 교육부는 중3과 고2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했다. 전교조와 진보 교육감은 이를 ‘일제고사’라 부르며 학교를 서열화하고 경쟁을 부추긴다고 반대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자문위는 교육부에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평가로 하지 말고 학생 3%만 치르는 표집평가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시험을 겨우 2주 앞둔 때라 시험지 인쇄까지 끝낸 상황이었지만 새 정부 지시에 따라 3% 이외 학교는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seokim@joongang.co.kr]

그랬던 교육부가 2년 만에 모든 학생의 학력진단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표집평가는 학력미달 비율이 널뛰기해서 믿기 어렵다”고 했다. 2년 전 도입한 표집평가를 완전히 부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모든 학교가 학업성취도평가를 보는 대신 학교마다 평가 도구를 선택하도록 했다.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모든 학생이 학력진단을 받으면서도 시험은 학교마다 다른 형태다.
 
문제는 이것이 반쪽짜리 진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마다 평가 도구가 다르면 학력미달을 가려내는 기준도 제각각이란 의미다. 학교나 지역별 비교는 불가능해진다. 결국 학력진단은 교사에게 누가 학력미달 학생인지 알려줄 수는 있지만, 교육청이나 교육부에 어느 지역, 어느 학교에 학력미달이 많은지는 알려주지 못한다. 또 교육부가 제시한 학력진단은 학급당 1~2명인 최하위 학력미달 학생만 가려낸다는 한계가 있다. 미달 이외에 누가 기초 수준이고 보통 수준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학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돈이 든다. 교육부가 확충하겠다는 개인별 맞춤형 보충학습, 보조교사 지원은 재원이 필요한 정책이다.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적어도 교육부가 학력미달이 심각한 지역과 학교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제고사라는 비판을 우려한 교육부는 스스로 이런 정보를 포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이나 학교별로 학력미달 현황을 비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교육부는 학력미달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앞으로는 어느 학교에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지조차 알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 학력미달자가 있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정부가 학력 저하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윤서 교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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