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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감독은 안 돼” 편견 깨뜨린 박미희 감독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왼쪽)이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직후, 코칭스태프와 기뻐하고 있다. 박 감독은 프로스포츠 여자감독 최초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왼쪽)이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직후, 코칭스태프와 기뻐하고 있다. 박 감독은 프로스포츠 여자감독 최초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이 2018~19시즌 여자 프로배구 통합 챔피언이 됐다.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승1패로 이겼다.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은 2006~07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챔프전 우승도 2008~09시즌 이후 10년 걸렸다. 네 차례 챔프전 우승(2005~06, 06~07, 08~09, 18~19)의 흥국생명은 여자부 최다 우승팀이다.
 
박미희(56) 흥국생명 감독은 4대 프로스포츠에서 통합우승을 이끈 첫 여성 지도자가 됐다.  
 
2014년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올해까지 5년간 감독직을 맡았다. 국내 프로스포츠 여자 감독 중 최장수 사령탑이다. 여자배구 조혜정 감독(GS칼텍스·2010년 4월~2011년 4월), 여자농구 이옥자 감독(KDB생명·2012년 4월~2013년 2월)은 1년 만에 물러났다.
 
박 감독은 하위권 흥국생명을 맡아 2014~15시즌엔 정규리그 4위, 2015~16시즌엔 각각 3위 등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2016~17시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해 챔프전 우승 트로피는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수직 낙하하며 경질이 예상됐다. 흥국생명 구단은 “2016~17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공로를 인정한다”며 계약을 2년 연장했다. 박 감독을 보좌하던 코치진 3명은 이미 모두 팀을 관둔 상태였다. 배구계는 “감독 대신 코치들이 성적 부진 책임을 졌다” “자기 혼자만 살아남았다”며 박 감독을 질타했다.
 
프로배구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27일 우승 직후 에이스 이재영과 함께 포옹하고 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프로배구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27일 우승 직후 에이스 이재영과 함께 포옹하고 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이런 상황이 변신 계기가 됐다. 이른바 ‘엄마 리더십’으로 부드러운 지도자로 통했던 박 감독은 독해지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5월 외국인 드래프트 때부터 다른 팀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지중지하던 에이스 이재영(23)을 혹독하게 조련시켰다. 신인 때부터 ‘스타’였던 이재영은 국가대표 차출 거부 논란, 가족 관련 악플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휩싸였다. 그럴 때면 이재영은 박 감독에게 하소연했다. 박 감독은 다독이는 한편 냉철한 지적으로 멘털을 강화했다. 강해진 이재영은 챔프전 4경기에서 107점을 기록, 기자단 투표에서 29표를 모두 얻어 최초로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박 감독과 이재영은 27일 우승 확정 직후 오랫동안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박 감독은 통합우승을 하고 난 뒤 ‘책임 회피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힘들었을 때 계속해야 하는지,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성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을 느꼈다. 내가 큰 사람은 아니지만, 여성 감독으로서 어느 정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요컨대 박 감독은 예전 여자 감독들처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금방 그만둘 경우, 후배들이 지휘봉을 잡기 힘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것이다.  
 
한국 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박 감독은 인터뷰때 종종 이렇게 당부했다. “지도자를 남녀로 나눠서 생각하지 말고 동등한 리더로 봐 달라.”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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