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다주택자 집 팔라더니···뒤로는 투기한 文정부 공직자들

지난 14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집은 사는(buy) 게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
 

[현장에서]
고위 공직자 30%가 다주택자
청와대 대변인은 대출 10억 끼고
재개발 주택·상가에 26억 베팅
내로남불·위선적 비판

지난달 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2017년 6월 취임 때의 선언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이 말에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정책을 펼치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가 간단명료하게 담겨 있다.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집으로 돈 벌 생각을 하지 마라' '다주택자는 집을 팔거나 임대 등록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취임 때 2주택자이던 김 장관은 서둘러 주택 한 채를 처분해 1주택자가 됐다. 
 
그런데 김 장관의 주택 매각은 '눈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가까운 지금, 주요 공직자 상당수가 정부 정책과 거꾸로 처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발표된 고위 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면 청와대 참모와 국무위원 중 30%가량이 다주택자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에 한정하면 40%로 뛰어오른다.
 
지난해 상반기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당시에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져 비판의 목소리가 컸지만, 올해 다주택자 비율은 다소 낮아졌을 뿐이다. 
 
오히려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새로운 유형이 더해졌다. 김의겸 대변인은 다주택자는 아니지만, 지난해 7월 서울 재개발 주택·상가에 대출 10억원을 끼고 26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미친' 서울 집값을 잡으려고 총력전을 펼칠 때 김 대변인은 거액을 차입해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집을 구매한 것이다. 
 
이쯤 되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나 위선적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반발을 예상한 청와대가 즉각 해명(세종시 근무용·부모님 거주용·매각 시도 중 등)을 내놓았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한 시민은 "자기들은 주택에 투자하면서 서민들한테는 다주택자라고 지적하고 집 팔라고 협박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국장은 "고위 공직자들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으로 청와대가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을 거슬러 행동하는 공직자는 개인 자질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주택에 대한 투자·투기를 부추겨 '집값 안정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나아가 국민들 사이에 땀 흘려 일하기보다 '부동산 투자로 벼락부자가 되자'는 분위기가 퍼진다면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때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선 분노를 넘어 냉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밤새 연구해 반도체·스마트폰 만들면 뭐 하나." "미래 먹거리로 부동산 산업을 육성하자." "부동산 거래 중개업체를 국가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자" 등이다.
 
지금이라도 고위 공직자들이 정부 정책에 맞춰 움직인다면 정부가 기대하는 '집값 안정'을 더 빨리 이룰 수 있다. 이들이 처분하려는 주택이 시장에 나오면 공급이 늘어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