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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기초학력]교육부 '일제고사' 폐지 2년만에 U턴 "모든 학생 학력진단"

박백범 교육부 차관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 [연합뉴스]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나오자 교육부가 '모든 학생 학력 진단' 방침을 꺼냈다. 앞서 2017년 모든 중3·고2가 치르던 학업성취도평가를 표집평가로 전환한 지 2년 만의 방향 선회다.
 
 교육부는 매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그해 11월 말에 발표했다. 그런데 2018년 평가 결과는 해가 바뀌도록 발표되지 않았다. 교육계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아 정부가 공개를 미루고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통상 발표 시점보다 넉 달 늦게 공개된 평가 결과는 예상대로 수학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중·고교 모두 10%가 넘는 등 ‘학포자(학업 포기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동인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장은 “학력미달 수치만 발표하기보다 대책을 수립해 함께 발표하기 위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교육부가 결과 발표를 미루면서까지 내놓은 핵심 대책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매년 의무적으로 기초학력 진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학업성취도평가는 중3·고2만 보는 데다 전체 학생의 3%만 선정해 치르는 표집평가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표집평가는 해마다 학력미달 비율이 널뛰기해서 믿기 어렵다. 또 표집 대상이 아닌 학생들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집평가를 도입한 현 정부가 스스로 표집평가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학업성취도평가는 모든 중3·고2 학생이 치르는 ‘전수평가’였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성향 교육단체들은 이를 ‘일제고사’라 부르며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2017년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학업성취도평가를 표집평가로 바꿨다. 시험을 치르기 불과 2주 전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교육부는 모든 학생의 학력을 진단하겠다면서도 일제고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학교마다 똑같은 시험을 치르지 않고 공공기관이나 민간기관 등에서 개발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선택해 치른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학교 서열화와 지나친 경쟁을 피하기 위해 평가 도구 선택권은 학교에 준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진단평가는 충남대에서 개발한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이다. 교사가 시스템에 접속해 학생들에게 과목별 25~30문항의 시험을 치르게 하고 기준 미달 학생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마다 평가 방식을 선택하면 학력미달 기준도 제각각 달라진다. 똑같은 학생이라도 A평가에서는 보통, B평가에서는 학력미달이 될 수 있어서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학교에 기준을 떠넘기는 방식이다. 지역별, 학교별 격차도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초학력 진단은 기존 학업성취도평가보다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한다. 학업성취도평가는 기초학력미달·기초학력·보통·우수 등 4단계로 개별 학생의 성취도를 측정하는 반면 기초학력 진단은 미달이냐 아니냐만 판정하기 때문이다. 조지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평가본부장은 “기초학력 진단은 학급 학생 30명 중 학력미달 1~2명을 찾아낼 뿐, 나머지 29명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도 주지 못한다”며 “학력미달 뿐 아니라 기초·보통 수준인 학생까지 파악하고 더 나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모두를 위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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