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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 트럼프, 오바마지우기 다시 올인…역풍맞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서 자유로워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지우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를 추진하며 2020년 재선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기세등등한 트럼프의 공격적 행보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단 지적이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공화당은 곧 건강보험 정당으로 알려질 것”이라며 “지켜보라”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문제는 모든 유권자와 밀접하게 연결돼 선거 때마다 주목받았다. 때문에 이를 선제적으로 쟁점화해 공화당을 결집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법무부는 트럼프 정부의 오바마케어 완전 폐지 방침을 못박았다. 오바마케어는 헌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즉시 폐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항소심 법원에 제출하면서다. 미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공화당 소속 20개 주 정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오바마케어의 의무가입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했고 민주당 측이 항소해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법무부의 의견이 일부 폐지에 한정됐던 과거보다 더 강경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그러나 이 같은 트럼프의 거침없는 행보가 향후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날로부터 불과 24시간 만에 승리할 수 없는 정치적 싸움을 택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는 스스로 상처를 입힐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가 그의 전투적인 본능을 따를 때(그가 셧다운 싸움에서 그랬듯) 그는 스스로 진짜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폐지를 밀어붙이다 역풍을 맞아 중산층 표를 크게 잃었고, 이는 결국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는 데 주효했단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유권자 10명 중 4명은 건강보험 이슈를 이민과 경제 등의 문제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트럼프가 기를 쓰고 파괴하고자 했던 전임 대통령의 업적이 경제를 압도하는 이슈였던 것이다. 
 
현재 여론을 봐도 오바마케어에 대한 긍정적 입장이 우세하다. 미 헨리 카이저 가족재단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오바마케어를 선호한다고 응답했고, 부정적 의견은 3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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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0년 도입한 것으로 시행 이후 미국인 2100만명이 건강보험을 갖게 됐다. 그러나 공화당은 그간 이 제도가 정부의 재정부담을 증가시키고 가입자의 보험료가 급등할 수 있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공약으로 이를 뒤집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의 뜻대로 오바마케어가 완전히 폐지되면 기존 질병이 있는 가입자들에 대한 보호나 저소득, 중산층 보험 가입자 세액공제 혜택, 빈곤층을 위한 확대 메디케이드 등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티모시 조스트 워싱턴 앤 리 대학 로스쿨 교수도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전체 건강보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건데 정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전체 법을 무효로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무모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탐 리드 공화당 하원의원(뉴욕)은 “이번 결정은 미숙한 정치적 행보일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부당하게 잃게 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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