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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쫓아 코트를 제패한 박지수의 '프로페셔널 팬심'


청주 KB스타즈 창단 이후 첫 통합 우승의 숨은 공로자는 방탄소년단(BTS)이었다.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확정된 날, 박지수(21·KB스타즈)는 코트 밖에서 펄쩍펄쩍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시간 40분 중 39분 7초를 뛰고, 마지막 53초를 남겨 둔 상황에서 '맏언니' 정미란(34)과 교체를 자청해 코트에서 물러난 박지수는 다른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팀의 우승을 지켜봤다.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축포가 터진 순간, 박지수 얼굴에는 뜨거운 눈물 대신 환한 미소가 감돌았다. 프로 무대 입성 이후 처음 느껴 보는 우승의 감격이 5할이라면, 너무나 바랐던 BTS 콘서트를 갈 수 있게 된 기쁨이 나머지 5할이었을 것이다.

KB스타즈는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73-64로 꺾었다. 앞서 1·2차전을 모두 챙긴 KB스타즈는 이날 승리로 5전3 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KB스타즈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8년 프로 무대에 출범한 뒤 처음이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까지 총 5차례 챔프전에 올랐으나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5전 6기'로 도전한 올 시즌, KB스타즈의 노력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정규 리그를 1위로 마감하며 '우리왕조' 아산 우리은행의 통합 7연패 도전을 무산시킨 KB스타즈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완벽한 모습으로 오랜 한을 풀었다. 부임 3년 차를 맞은 안덕수(45) 감독과 '득점 기계' 카일라 쏜튼(27) '주장' 강아정(30) 그리고 염윤아(32) 심성영(27) 등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안정적 경기력을 유지한 결과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연 박지수가 있다.

 
최연소 정규리그 MVP와 최연소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박지수

최연소 정규리그 MVP와 최연소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박지수


어릴 때부터 '한국 여자 농구 10년을 이끌어 갈 보물'이라는 극찬을 받아 온 박지수는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KB스타즈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데뷔 첫 시즌 22경기 평균 10.4득점, 10.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두 번째 시즌에는 5관왕에 올라 자타공인 최고 선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의 표현대로 "우승을 밥 먹듯 했던 초·중·고 시절"과는 달리, 빼어난 활약에도 우승 트로피만은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까지 경험하고 돌아와 한층 더 강해진 박지수는 역대 최연소 기록을 다시 쓰며 더욱 무서운 모습을 선보였다. 박지수의 활약 속에 KB스타즈는 정규 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열차를 탔고, 그는 역대 세 번째 만장일치자 최연소 정규 리그 MVP로 선정돼 '농구 여제' 등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어진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서도 3경기 평균 25.0득점, 12.0리바운드 1.7블록슛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만장일치·최연소 챔피언결정전 MVP 타이틀을 획득했다.

통합 우승과 통합 MVP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박지수는 "프로에 오니까 한 경기 한 경기 뛰는 게 너무 어려워서 우승을 언제 할까 싶더라. 3시즌 만에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우승을 왜 하려고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정규 리그 우승 때는 얼떨떨해서 잘 못 느꼈는데 이래서 우승하는구나 싶더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수의 눈부신 활약 뒤에는 BTS에 대한 '팬심'이 있었다. BTS의 열렬한 팬으로 잘 알려진 박지수는 4월 7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OVE YOURSELF' 월드 투어 콘서트 '피켓팅'에 성공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일정이 변수였다. 박지수는 "5차전까지 가면 우승한다는 보장도 없고, 설령 우승한다고 해도 스케줄을 몰라 콘서트에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3차전에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각오를 돌이켜 봤다.
3차전에서 반드시 끝내고 콘서트에 가겠다는 강렬한 열망은 우승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곁에서 지켜본 강아정은 "BTS 콘서트에 가고 싶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렇게 열심히 한 것 같다. 정규 리그 때도 잘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아주 다른 선수가 된 것 같았다"고 '증언(?)'까지 했다. 농담처럼 나온 말이었지만 박지수는 그만큼 진지했다. KB스타즈의 우승 순간과 BTS 콘서트 예매의 성공 순간 중 언제가 더 기뻤냐는 짓궂은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할 정도로 열렬한 '팬심'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열렬한 마음이 챔피언결정전의 박지수를 만들었으니 KB스타즈 창단 이후 첫 통합 우승의 숨은 공로자로 BTS를 꼽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마침 KB스타즈의 모기업인 KB국민은행 모델도 BTS다. 농구도 '덕질'도 프로페셔널한 박지수의 완벽한 마무리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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