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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판사, 한양대 총학생회 활동과 노동 운동…우리법 아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박정길(53ㆍ사법연수원 29기)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 부장판사는 26일 새벽 김 전 장관의 영장을 기각하며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으로 공공기관 인사권이 행사되지 못했다”는 다소 이례적인 사유를 댔다. 판사가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26일 새벽 기각됐다. [뉴스1]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26일 새벽 기각됐다. [뉴스1]

 
 경남 창녕 출신인 박 부장판사는 마산중앙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만 맡아왔다. 한양대 85학번 동문인 원용선(54) 변호사가 지난해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에 대해 ‘노동 운동을 함께한 동료’라 언급하면서 학생회 활동과 노동운동을 한 경력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양대 총학생회 및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 출신인 원 변호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전대협 3기인 임종석 총학생회장에게 학생회 사업을 인수인계하느라 학교에 남아 후배들을 지도하고 노동운동을 위한 준비 기간을 통해 동료들과 울산으로 내려갔는데 그 중에 박정길 판사가 있었다”며 “그 친구도 고생 많이 했는데 아마 판사가 아닌 변호사가 되었다면 지금도 함께 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박 부장판사가 비슷한 시기 학생운동을 주도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86학번)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냐는 궁금증도 법조계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원 변호사는 ”박 부장판사는 학생회 활동만 하고 전대협 소속은 아니었기 때문에 임 전 비서실장과 딱히 교류를 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박 부장판사는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근무하던 2003년 대법원의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를 비판하며 연대서명을 한 판사 26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대법원 구성원에 개혁적·진보적 인사를 참여시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당시 요구사항이었다. 이 때 함께 연대서명을 한 인물이 박시환(66·12기) 전 대법관이다. 박 전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로 문재인 정부 들어 대법원장 후보로 강력히 거론됐었다.
 
 이날 SNS에선 박 부장판사 역시 진보 성향 판사들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 연구회 회원이 아니냐는 글도 돌았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박 판사는 우리법 연구회도, (우리법 연구회의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도 아니다. 명단에 없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박 부장판사가 원칙주의자이긴 하지만 특정한 정치 성향이 두드러지는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고, 다른 판사는 “대학 시절 그가 노동 운동을 했다는 건 판사들 사이에서는 익히 알려져 있고, 본인도 ‘운동권 출신’ 티를 가끔 내긴 했다”고 말했다.
 
 서울동부지법 관계자는 영장 기각에 따른 각종 논란에 대해  “지금 무슨 말을 하면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을 더 불러일으킬 것 같아 아무 입장도 내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박 판사 대신 입장을 전해왔다. 법원 안팎에서는 법관 비난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구속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담당 판사 신상 털기를 하거나 비난하는 행태는 오히려 법관의 독립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사라ㆍ이수정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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