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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손아귀에 넘어갈 수도”…이탈리아, 유럽서 '왕따' 되나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왼쪽)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왼쪽)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이탈리아가 다른 유럽국가들 사이에서 ‘왕따’로 낙인찍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주요 항구와 철도 등 인프라 시설 건설에 중국이 참여하면, 유럽 내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이탈리아는 ‘차이나머니 수혈’을 기대하며 중국과 손을 잡은 모양새다.  
 
지난 23일 이탈리아는 서방 주요 7개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MOU 체결을 맺었다. 양국이 이번에 맺은 MOU에는 슬로베니아와 접경한 트리에스테항, 북서부 제노바항의 개발에 양국이 협력한다는 조항 등 상호협력 분야가 명시됐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북부 요충지인 트리에스테항과 제노바항의 개발 협력 사업도 포함됐다. 중국은 이탈리아의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며 3조원 이상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이탈리아가 중국과 일대일로 프로젝트 MOU체결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먼저 독일이 반발하고 나섰다. 독일 정당 기독교민주연합(CDU) 소속의 군터 외팅거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은 24일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수송 능력 확장은 좋은 일이지만, 유럽의 자치권과 주권에 위협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의 주요 인프라 시설인 전력망과 고속철도, 항구 등이 중국 손아귀로 넘어갈 수 있다”면서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막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중국의 MOU 체결에 대한 우려는 이미 서방국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양국이 협력하기로 한 지역은 동유럽을 잇는 요충지로 중국의 유럽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1~22일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와 중국의 MOU체결 계획 소식을 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탈리아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꾸준히 견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관은 MOU체결 하루를 앞루 전인 지난 22일 “중국은 세계 패권을 위해 탐욕스러운 입맛을 갖고 있다. 중국의 약탈적 경제 모델을 살펴보고, 결정을 재고할 것을 이탈리아에 충고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와 중국의 MOU체결을 향한 반발은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일고 있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중국 기업의 이탈리아 식민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통신 등 민감한 분야에서의 협력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EU집행위원회로부터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이탈리아는 중국의 경제 지원을 토대로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EU와 갈등을 겪으며 독자적인 활로 모색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이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맞이하며 ‘황제 의전’으로 대접하고, 중국 문화재까지 대거 돌려주며 중국과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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