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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정자 생산기능 저하시킨다...출생 직후 가장 위험

서울·경기지역 등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서울·경기지역 등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정자 생산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세계내분비학회(ENDO)에서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엘레인 마리아 프레이드 코스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불임률이 증가하고 있는 데는 대기 오염이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5%가 불임을 겪고 있으며, 그중 절반은 남성 불임이 원인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 조사결과
세계 내분비학회(ENDO)에서 발표
출생직후 노출되면 증상 가장 나빠
"선천적 이유 아닌 후생유전적 요인"

연구진은 먼저 “초미세먼지는 직경이 2.5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인간 머리카락의 직경이 약 70㎛인 것을 고려하면 30분의 1보다 더 작다”며 “이 때문에 몸 속 깊이 흡수돼 인간의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정자 생산을 포함한 생식샘 활동 역시 내분비계 영역이므로 초미세먼지로부터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계는 그간 초미세먼지 내에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해왔다.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남성의 정자 생산 기능이 악화된다는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의 조사결과가 세계내분비학회서 발표됐다. 사진은 DEFB126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정자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남성의 정자 생산 기능이 악화된다는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의 조사결과가 세계내분비학회서 발표됐다. 사진은 DEFB126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정자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정자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생쥐 모델을 이용했다. 생쥐가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기간을 달리 해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 집단의 정자 생산 기능을 비교연구 한 것이다. 그중 한 그룹은 평생 초미세먼지로부터 격리시켰고, 나머지 세 그룹은 출생 직후부터 성년기까지, 젖을 떼고 난 후 성년기까지 그리고 어미 배 속에 있을 때로 차이를 둬 각각 초미세먼지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생쥐 그룹은 모두 대조군보다 정자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생 직후부터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의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다. 연구진이 DNA가 단백질을 조절해 지시를 내리는 ‘유전자 발현’ 과정을 분석한 결과, 정자를 생산하는 기관과 관련된 유전자 수치에 변화가 생김을 알 수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코스타 박사는 “이는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DNA 서열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후생유전적 변화다”고 밝혔다. 후생유전이란 유전자 고유의 염기서열이 바뀌지 않아도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는 형질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즉,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특정 유전자가 영향을 받아 신체 기관에 명령을 내리는 단백질 대사에 관여하게 되고, 결국 정자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코스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출생 직후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후생유전 과정을 거쳐 정자 생산이 저해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보다 시급하게 대기오염 관련 공공정책을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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