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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가이드라인 정하려 하나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청와대에서 가이드라인을 주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법원 압박’ 논란이 일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전 장관 영장 청구 후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과거 정부의 사례와 비교해 균형 있는 결정이 내려지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영장 청구에 대해 이같이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법원을 향해 영장을 기각하라는 입장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특히 김은경 전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명단을 만들어 사퇴 동향을 파악하고, 직원들을 시켜 이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석이 된 자리에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들이 임명되도록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청와대가 의혹의 직접 당사자가 돼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청와대가 ‘균형 있는 결정이 내려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힌 것은 어느 측면에서 보든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박근혜 정부 때 일어난 이른바 ‘사법농단’도 기대와 압박 속에 이뤄진 것 아닌가. 영장 발부와 기각 중 어떤 결론이 나오든 법원 입장만 곤란하게 만들 뿐이다.
 
이제 검찰은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수사력을 모아야 할 때다. 이번 주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와 대면하게 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있는 그대로 진상을 규명할 책임이 있고, 청와대는 수사에 어떠한 ‘신호’도 보내선 안 된다. 검찰 수사가 외압에 흔들려 멈칫거린다는 뒷말이 나오는 순간 그 어떤 것으로도 변명이 될 수 없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실행한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이번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도 수사 결과 드러난 사실을 토대로, 동일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정권이나 사람에 따라 잣대가 달라진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적 고려’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청와대는 법원의 영장 판단과 검찰 수사를 조용하게, 겸허한 자세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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