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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늘린다면서…서울 4대문 안 충전소 0개

[2019 연중기획] 규제 OUT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액화석유가수(LPG) 충전소에서 직원과 차량 운전자들이 LPG를 충전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LPG차량 규제 완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LPG 차량에 대한 사용 규제를 전면 완화해 일반에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뉴스1]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액화석유가수(LPG) 충전소에서 직원과 차량 운전자들이 LPG를 충전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LPG차량 규제 완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LPG 차량에 대한 사용 규제를 전면 완화해 일반에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뉴스1]

지난해 액화석유가스(LPG) 중고차를 산 박모(31)씨는 주말이면 서울 서대문구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가스 충전소로 향한다. 마포구에 사는 박씨는 “서울 도심에 가스 충전소가 부족해 장거리 운전을 앞둔 주말이면 가스를 가득 충전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LPG 차량을 누구나 살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지만 도심 LPG 충전소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PG 충전소 설립 허가와 관련된 규제를 그대로 둔 채 미세먼지 여론에 떠밀려 준비 없이 LPG 차량 허가만 서두르다 ‘정책적 모순’이 발생한 것 아니냔 비판도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서울시 LPG 충전소는 77곳으로 501곳인 주유소와 비교하면 7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서울 도심으로 꼽히는 4대문 안에는 LPG 충전소가 단 한 곳도 없다. 서울 도심에서 LPG 차량을 운전하다 가스가 떨어지면 은평구나 동대문구에 있는 충전소까지 운전해 가스를 충전해야 한다. 이는 서울 도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주유소는 1만1540곳이지만 LPG 충전소는 1948곳에 불과하다.
 
주유소와 비교해 LPG 충전소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충전소 설치 규제가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LPG 충전소를 설치할 경우 충전소 저장능력이 10t 이하이면 거리나 건물에서 24m 이상 떨어져야 한다. 충전소 저장능력이 늘어날수록 이격 거리를 더 둬야 한다. LPG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도심에 LPG 충전소가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LPG 충전소 설립에 대한 규제가 한국보다 느슨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본은 LPG 충전소 안전거리를 17m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15m에 불과하다. 충전소 운영 방식도 한국과 다르다. 한국에선 LPG 셀프 충전이 불가능하다. 반면 프랑스·독일·캐나다 등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LPG 충전소에서 운전자의 셀프 충전이 가능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PG 자동차 대수 대비 충전소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LPG 차량 규제를 푼 만큼 충전소도 확충해야 관련 산업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PG 업계는 정부가 도심 수소 충전소를 허용한 전례를 들며 도심 LPG 충전소 설립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실증특례를 통해 국회 등에 수소충전소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LPG산업협회 등에선 LPG가 수소와 비교해 안정적인 물질인 만큼 규제를 풀거나 실증특례를 도입하면 도심 LPG 충전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LPG 충전소 인프라를 확대해야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소경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LPG 충전소 인프라를 수소충전소 등 수소경제에 맞춘 인프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찬일 SK가스 에코에너지산업지원실장은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수소경제 활성화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LPG 충전소를 확대하면 가스와 수소를 함께 충전하는 복합 충전소로 향후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 전환에 맞춰 LPG 충전소 안전 규제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과제”라고 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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