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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사무소 뛰쳐나간 북한, 남북 군 당국 협의는 4개월째 중단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측 군 당국의 호출에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양측 군사 당국의 실무 협의는 4개월째, 대면 접촉은 3개월째 중단 상태다.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를 발표하면서 군사분야 협의에서도 사실상 문을 걸어 잠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4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군사분야 합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재개하자는 내용으로 지난 2월 초까지 군 통신선으로 북한과 소통을 이어갔다”며 “그러나 같은 달 28일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 18일쯤 군 통신선을 통해 전달된 남측의 군사회담 제의에 “상부에 보고할 테니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현재 아무 소식이 없다. 지난 6일 80~100명 규모로 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했다는 남측 통보에도 북한은 같은 입장을 내놓고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경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양측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 군사당국자가 중부전선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지난해 11월 중순경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양측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 군사당국자가 중부전선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로써 군사분야 합의 이행을 통해 경색된 남·북·미 관계에 대화 동력을 만들겠다는 군 당국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공언한 ‘3월 중 남북군사회담 개최’는 일정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공동유해발굴 역시 차질이 불가피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남북은 이번 달 내 발굴단 확정 등 사전 준비를 모두 마치고 오는 4월 1일부터 본격적인 발굴작업에 돌입해야 하지만 북한은 명단 통보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군 안팎에선 군사분야 합의 이행을 둘러싼 남북 교착상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시범철수, 육·해·공 적대행위 중지,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 조치 이후 양측은 군사분야 이행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유엔사 간 3자협의체 3차 회의에서 남측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유엔사 측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 해밀턴 대령이 북측 엄창남 대좌 일행과 인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지난해 11월 6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유엔사 간 3자협의체 3차 회의에서 남측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유엔사 측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 해밀턴 대령이 북측 엄창남 대좌 일행과 인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양측 군 당국이 협의를 위해 머리를 맞댄 건 지난해 11월 13일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를 논의하는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의 중령급 감시장비 실무협의가 마지막이었다. 실제 대면 접촉도 지난 1월30일 판문점에서 남측이 제작한 한강하구 해도를 북측에 전달하는 자리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성급 군사회담은 지난해 10월 26일 10차 회담을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고,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회의는 지난해 11월 6일 3차 만남에서 멈췄다.  
 
지난해 10월 28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마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이 종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0월 28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마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이 종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향후 남은 협의도 첩첩산중이다. 3자 협의체의 경우 북한이 JSA 관리 주체에 미군 등 유엔사 배제를 요구하고 있고, 장성급 회담은 군사훈련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을 다룰 군사공동위 구성과 연계돼 당장 개최가 쉽지 않다. 여기에 북·미 회담 결렬 후 한·미와 냉각기를 가지려는 북한이 군사분야에서 의도적인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남북 군 통신선에는 아직 이상징후가 없다고 군은 설명했다. 서해와 동해지구에 각각 6회선, 3회선이 설치된 군 통신선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직후 끊어졌다가 지난해 8월 모두 복원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철수한 이후 군 통신선을 매일 점검한 결과 현재 기술적으로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북한이 해당 채널을 통해 소통에 응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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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