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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보다 더 많은 234조 안전비용 쓰고도 '사고대국' 중국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해외 순방 기간 잇따르고 있는 대형 인명 참사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시 주석이 이탈리아 방문에 나서던 21일 발생한 장쑤(江蘇)성 화학공단 폭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64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2일엔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26명이 숨졌다.
22일 중국 후난성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 사고로 승객 53명 중 26명이 사망했다. 신화망

22일 중국 후난성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 사고로 승객 53명 중 26명이 사망했다. 신화망

허난(河南)성 카이펑(開封)을 출발해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사오산(韶山)으로 관광에 나섰던 승객 53명 중 절반 가까이가 사망한 것이다. 5명은 중상이다. 또 같은 날 후베이(湖北)성 자오양(棗陽)시에서는 부부싸움에 격분한 남성이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길가던 아이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또 21일 장쑤성 양저우(揚州)시에선 건물 외벽 도색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몸을 의지하고 있던 임시 가설물 비계(飛階)가 추락하는 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5명이 크게 다쳤다. 장쑤성 폭발 사고로 인한 실종자는 24일 오전 현재 28명, 상태가 위중한 부상자가 21명, 중상자가 73명이나 돼 인명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019년은 중국에 각종 대형 기념일이 많아 중국 당국이 특별히 ‘사회 안전의 해(維穩年)’로 지정한 해다. 3월 10일은 달라이 라마 14세가 망명길에 오른 티베트 독립봉기 60주년의 날이었으며 5월 4일은 중국의 5.4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또 6월 4일엔 천안문(天安門) 사태 30주년을 맞고 7월 5일은 신장에서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신장 7.5 사태 1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0월 1일은 중국 건국 70주년으로 대형 기념 행사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같은 기념일 홍수의 해를 맞아 중국 당국은 올해 공공안전 지출을 위한 사회안전비용으로 1조 3879억위안(약 234조 2500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3억위안 늘어난 액수이며 올해 중국 국방비 1조 1900억위안보다도 2000억위안 가까이 많은 액수다.  
국방비보다 많은 사회안전비용을 쓰면서도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민간에선 ‘봉구필란(逢九必亂, 아홉수는 반드시 난을 당한다)’과 같은 말이 돌며 불안감이 확산되는 추세다. 언론 통제가 심한 탓에 사실과 다른 소문이 돌기도 일쑤다.
중국 당국은 현재 장쑤성 폭발 사고와 관련된 헛소문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 중 사실이 아닌 것을 찾아내 ‘헛소문(謠言)’ 낙인을 찍은 뒤 이를 퍼뜨리는 사람은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장쑤성 폭발 사고 이후 인터넷 상에 떠도는 유언비어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이 '소방대원 18명이 희생됐다'는 소식은 '헛소문(謠言)'이라는 낙인을 찍고 가짜 뉴스 유포자는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청년망

중국 장쑤성 폭발 사고 이후 인터넷 상에 떠도는 유언비어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이 '소방대원 18명이 희생됐다'는 소식은 '헛소문(謠言)'이라는 낙인을 찍고 가짜 뉴스 유포자는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청년망

당국에 의해 헛소문으로 지적된 대표적 사례는 장쑤 폭발 진화에 나섰던 ‘소방대원 18명이 유독 가스를 마시고 희생됐다’는 것과 2015년 산둥(山東)성 르자오(日照)화학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사진을 현재 사고의 모습으로 둔갑시킨 것 등이다. 당국은 이런 가짜 뉴스를 퍼 나르는 이는 최고 3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빈발하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지적된다. 첫 번째는 관료의 형식주의다. 안전 검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쑤성 폭발 사고를 낸 톈자이(天嘉宜) 공장의 경우 수 차례 안전 문제를 지적 당했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12년 100톤의 위험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했고 2016년엔 100만위안의 벌금을 물었으며 지난해 2월엔 13가지 항목에 걸쳐 안전 지적을 받았음에도 공장은 계속 굴러갔다는 것이다.  
장쑤성 톈자이 화학공장 폭발 사고 발생 40시간 만인 23일 오전 한 노동자가 중국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중국CCTV

장쑤성 톈자이 화학공장 폭발 사고 발생 40시간 만인 23일 오전 한 노동자가 중국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중국CCTV

두 번째는 중국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바짝 죄었던 단속의 고삐가 양회가 끝난 뒤엔 느슨해지며 사회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이다. 끝으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둔화되며 기업이 안전 문제 등은 소홀히 한 채 이윤 추구에만 골몰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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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