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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할 사람이 없어요" 일본의 인구감소 긴급처방은?

기자
이형종 사진 이형종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23)
지금 일본에선 매년 40만명 이상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인력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 벡스코 일본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안내판을 살펴보는습. 송봉근 기자

지금 일본에선 매년 40만명 이상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인력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 벡스코 일본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안내판을 살펴보는습. 송봉근 기자

 
인구감소 시대의 모습은 어떨까. 인구증가를 전제로 한 경제성장에 익숙한 사회에서 인구감소 사회를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저항감 때문에 상상하기 싫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금 일본에서 매년 40만명 이상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인력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심각한 인력 부족에 직면한 일본은 단순 외국 노동자 수용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2019년 4월부터 5년간 최대 34만5150명을 수용할 방침을 세워 산업계는 외국인의 체류 자격 획득에 필요한 기능시험 등 수용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많은 업종에서 임시처방책으로 외국 인력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주로 농업 분야(3만6500명), 건설업계(4만명), 외식사업(5만3000명) 등이다.
 
매년 중소도시 하나씩 없어지는 일본
일본이 이렇게 급하게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려는 속내는 뭘까. 인구 감소 폭이 커지면서 인력 부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지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 감소 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하다.
 
2017년에 일본의 인구는 40만명이 줄었다. 중소도시가 매년 하나씩 없어지는 셈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감소 폭은 매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인구는 매년 90만명씩 줄어든다. 2040년까지 20~64세는 1000만명 이상 줄어드는 반면 75세 이상의 고령자는 대폭 늘어난다.
 
여성인력을 활용해도 심각한 인력 부족을 해소할 수 없다. 시니어 세대를 활용하려면 의식개혁이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AI 등장과 IT화 추진으로 얼마나 생산성을 올릴지도 미지수다. 결국 일본 정부는 현재의 GDP(국내총생산) 수준을 유지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저출산 고령화로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에 노동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아이치(愛知)현의 원예 농가에서 기능실습생으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저출산 고령화로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에 노동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아이치(愛知)현의 원예 농가에서 기능실습생으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케이오 대학 고토오 준이치(後藤純一) 교수는 2011년 외국인 수용이 일본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시뮬레이션 연구를 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수용은 일본의 GDP를 매우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120만명일 경우 1.6%(8조엔), 300만명일 경우 3.8%(20조엔), 1000만명의 경우 13.4%(71조엔)의 GDP 증가 효과를 제시하고 외국인력의 대폭적인 수용이 큰 효과가 있다고 했다. 외국인 수용의 경제적 효과는 간병 등 3차 산업에서 크게 나타났다. 의료, 금융보험, 소매, 건설 등에서 플러스 효과를 예상했다.
 
이러한 정책제언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외국인력 수용 대책을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 수용에 대한 국민적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가 단일민족 색채가 강해 외국인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한 것이 큰 요인이다. 외국인을 수용하면 일본 사회에 범죄가 급증하고, 외국인에게 사회보장을 인정하면 일본에 대량 이민이 발생할 것이란 부정적 시각도 많다.
 
산업계의 인력 부족보다 시급한 건 인구가 급감하는 지자체다. 히로시마 현 아키타카다시(인구 3만명)의 시장은 외국인 수용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장래 인구감소로 지역소멸의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2030년이 되면 80세 이상의 인구가 가장 많아 지역사회가 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외국인이 지역사회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키타카다시 뿐만 아니라 일본 대부분의 지방 도시는 외국인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외국인 수용에 전혀 반발하지 않는다. 그만큼 시장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력 수용 신중론도
외국인력 수용에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도 있다. 현재의 정부대책은 장기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단순 외국인 노동자 수용으로 해결하려는 임시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일부 우익 단체가 도쿄 지요다구 나가타쵸 총리 관저 앞에서 아베 정부의 외국인노동자 수용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외국인력 수용에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도 있다. 현재의 정부대책은 장기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단순 외국인 노동자 수용으로 해결하려는 임시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일부 우익 단체가 도쿄 지요다구 나가타쵸 총리 관저 앞에서 아베 정부의 외국인노동자 수용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외국인력 수용에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도 있다. 산케이신문 논설위원이자 인구문제 전문가인 카와이 마사시(河合雅司) 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현재의 정부대책은 장기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단순 외국인 노동자 수용으로 해결하려는 임시방편의 안이한 사고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발상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금의 인력 부족의 원인은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구감소는 소비자가 크게 줄어드는 사회가 도래가 함을 의미한다. 가까운 장래에 일본사회에 수요부족의 확대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되면 일본 국내의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소비자의 기호와 니즈도 크게 바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한다 해도 이를 소비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그는 당장 눈앞의 이익만 좇는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앞으로 외국인 소비자를 수용하자는 정책을 펴게 될지도 모른다고 조롱한다.
 
마사시 씨의 주장을 더 들어보자. 앞으로 일본의 총인구는 많이 감소하고 고령화율은 40%에 육박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미래의 일이다.
 
빤히 보이는 미래사회 모습을 알면서 당장의 필요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의 수용 확대로 현재의 사회 규모를 유지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사시씨는 인구가 감소해도 계속 성장할 수 사회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구 감소 시대를 인내할 수 있는 사회 재구축 작업을 제언한다. 그 작업은 늦어질수록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다음 세대가 모든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업종에 당장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니 인구감소를 인내할 수 있는 사회를 재구축할때까지 한시적 정책으로 설정하고, 외국인력의 수용 총수와 기한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도쿄(東京)의 금속가공회사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업종에 당장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니 인구감소를 인내할 수 있는 사회를 재구축할때까지 한시적 정책으로 설정하고, 외국인력의 수용 총수와 기한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도쿄(東京)의 금속가공회사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물론 의료·간병 등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업종에 당장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는 인구감소를 인내할 수 있는 사회를 재구축할 때까지 한시적 정책으로 설정하고, 외국인력의 수용 총수와 기한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수용이 일본경제를 살리는 만병통치약이 되지 않는다. 외국 노동자는 지자체에 골고루 분포돼 있지 않다. 외국 인력 통계를 보면 전체 250만명 중에 70% 이상이 3대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조건이 좋고 일을 찾기 쉬운 곳으로만 몰리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수용확대는 결국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화시킬 뿐 지방 인구감소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결국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도 매력적인 일자리가 없는 지방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차별 문제도 과제
외국인력이 늘어나면 새로운 차별 문제도 예상된다. 대부분의 고령 주민은 일본인이고, 젊은 세대는 외국인의 비율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자체에서 고령자 우선 정책을 펴면 젊은 세대가 외국인 차별을 주장할 것이고 이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본에는 외국인력 수용에 대한 찬반양론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이라는 중대한 이슈가 있다. 외국인력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사회현실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력을 수용할 때 일본은 어떤 국가가 될 것인지 장래 비전이 필요하다. 
 
외국인이 매년 25만명씩 늘어나면 50년 후에 15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때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외국인이 올지도 모른다. 외국인 수용에 따른 교육·의료 등 핵심정책부터 장래를 전망한 일본사회의 형태까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 일본은 본격적으로 그 과제에 직면했다. 앞으로 정책담당자, 현장실무자, 역사가, 사회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일본이 장래 어떤 국가를 지향할 것인지 본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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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