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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대신 비닐 먹어…바다거북 생존 위협하는 해양 쓰레기

남부 연안에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사체와 뱃속에서 발견된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생태원 제공]

남부 연안에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사체와 뱃속에서 발견된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생태원 제공]

지난 14일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 부검실.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에서 온 해양생물 전문가들이 바다거북 사체 앞에 모였다.
 
제주 앞바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바다거북을 부검하기 위해서다.
 
부검이 시작되자 거북이 몸속에서 각종 해양 쓰레기가 끝없이 나왔다. 바다에 떠다니던 비닐봉지가 대부분이었다. 어업을 할 때 쓰는 밧줄도 눈에 띄었다.
 
다른 거북이 역시 내장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꽉 차 있었다.
 
바다거북 사체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바다거북 사체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연구팀이 이날 제주에서 발견된 푸른바다거북과 붉은바다거북 사체 4구를 부검한 결과, 바다거북 2구의 내장 기관에서 각각 30여 개와 50여 개의 해양 쓰레기가 발견됐다. 나머지 바다거북 사체에서도 소량의 쓰레기가 확인됐다.
 
제주에서 발견된 거북이 사체를 부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병원부장은 “거북이는 사람과 달리 먹은 걸 토해낼 수 없다”며 “비닐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장으로 들어가 복막염을 유발하거나 장을 파열시켜 죽게 한다”고 말했다.
 
비닐을 먹이로 착각해 삼켜 
남부 연안에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사체와 뱃속에서 발견된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생태원 제공]

남부 연안에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 사체와 뱃속에서 발견된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생태원 제공]

국내에서 서식이 확인된 바다거북은 푸른바다거북과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등 총 4종이다. 이들은 모두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국내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전국 각지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바다거북 38마리를 부검했다. 이를 통해 바다거북 폐사 원인을 분석했더니 60%가량이 직간접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거북 사체에서 발견된 비닐 쓰레기. 북한 삐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 제공]

바다거북 사체에서 발견된 비닐 쓰레기. 북한 삐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 제공]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되는 건 바다거북의 먹이 습성 때문이다. 바다거북은 바닷속에서 해초나 해파리를 주로 먹는 데,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혜림 국립생태원 동물병원부 연구원 “바다에서 비닐봉지가 떠다니면 해파리와 유사하게 보이는 데 바다거북이 그걸 오인하고 먹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번은 비닐로 된 북한 삐라가 바다거북 뱃속에서 통째로 나온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새끼 바다거북 피해 더 심각” 
지난해 8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변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방류행사'에서 인공부화한 새끼 바다거북들이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변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방류행사'에서 인공부화한 새끼 바다거북들이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플라스틱 쓰레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바다거북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 전체에 해마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약 3억t이다. 해양 쓰레기의 약 70%를 차지한다.

 
지난해 호주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1000여 마리를 추적 조사해보니 적어도 절반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새끼 바다거북이다. 성체 바다거북의 경우 종종 폐사체로 발견되기도 하지만, 새끼 바다거북은 피해 규모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 전문가들은 발견되지 않을 뿐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새끼거북의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동물병원부장은 “바다거북 새끼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죽어버리면 다음 세대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종(種)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바다거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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