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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매출 다각화, 독자 분석, 고품질 기사’ 절실

“고품질 기사라고 꼭 지적일 필요는 없어”… 웃기려면 제대로 웃길 수 있는 기사라야 효과
사진:전민규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신문·잡지와 같은 전통 미디어산업이 사양산업 평가를 받는 데도 새로운 매체가 별다른 진입장벽 없이 진출하는 레드오션이라는 건 비밀 축에도 끼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시대, 어떤 시장에도 예외는 있다. 우리와 다를 것 없이 험악해진 미국 미디어 시장의 예외는 경제 전문 디지털 매체 ‘쿼츠’다. 쿼츠의 편집국장은 미국 전통 매체의 상징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성공을 기사의 파급력이나 독자 수만으로 판단하긴 힘들다. 결국 수익성이 얼마나 좋으냐로 평가해야 한다. 전통 매체인 애틀랜틱의 자회사로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쿼츠’는 매출이 해마다 두 배 가까이로 뛰면서 2016년에는 적자에서 벗어나 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일본의 유자베이스에 팔린 쿼츠가 2017년에도 전년 대비 38%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쿼츠의 CEO 겸 발행인 제이 라우프를 3월 1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나 미디어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을 물었다.

디지털 경제 매체 성공신화 ‘쿼츠’의 제이 라우프 CEO

 
미디어산업은 세계적으로도 사양산업이자 레드오션이다. 어떻게 성공했나?
 
“우리는 지켜야 할 레거시(전통)가 없었다는 게 결정적인 비결이다. 2012년 우리는 전통 매체들과 달리 굉장히 깨끗한 캔버스 앞에 서있는 것과 같았다. 첫째, 우리는 고품격 저널리즘을 스마트폰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2년에는 뉴스를 모바일로 소비하는 게 막 급증하기 시작한 상황이어서 우리가 선두에 설 수 있었다. 둘째, 우리는 저가형 광고와 거리를 뒀다.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서 투명한 광고 정책을 유지했고, 콘텐트형 브랜드 광고를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었다. 고가 광고 모델을 만들었던 게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됐다.”
 
쿼츠 편집국의 콘텐트 정책은 한국 미디어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기사와 광고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했나?
 
“단순하지만 중요한 얘기다. 우리에겐 ‘기사의 품질’이 가장 중요했다. 모든 기사는 고품질이어야 하고, 독자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무엇보다 좋은 문장으로 잘 써야 했다. 고품질의 기사가 시작점이다. 우리가 만든 쿼츠 커브에 대해 얘기하자면, 기사가 너무 짧거나 늘어지지 않고 쿼츠 커브 내에 존재해야 독자들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어떤 기사들은 굉장히 깊은 내용을 담아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 기사가 젊은 비즈니스 전문가들에게 매력적이게 보여야 한다’는 거였다. 우리는 상당히 수준 높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광고주들은 수준 높은 독자들에게 관심이 많다.”
 
쿼츠는 지난해 일본의 유자베이스에 팔렸다. 당시 쿼츠 브랜드가 뜨기 시작했고, 매출도 가장 좋은 시점이었다. 왜 그 시점에 회사를 팔았나?
 
“우리 모회사인 애틀랜틱의 대주주는 70대다. 미디어 부문을 줄여서 사업을 단순화하고 싶어했다. 우리는 사실 2~3년 후에 쿼츠를 팔았으면 했는데, 유자베이스 창업자가 미국으로 가족들을 데려와 함께 만난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우리의 철학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유자베이스는 무척 성공한 미디어 회사다. 그래서 쿼츠가 유자베이스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글로벌 확장 정책을 펼 수 있을 것 같았고, 재정적으로도 안정될 거라고 생각했다 오래된 미디어 회사인 애틀랜틱과 함께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유자베이스는 뉴스·정보 유료화에 성공한 곳이다. 쿼츠도 전면 유료화로 가나?
 
“처음부터 우리는 전문직 독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여러 유료화 정책을 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미디어는 필수재다. 경제 매체라면 독자들의 일에 도움이 되고, 뉴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는 필수 정보다. 2017년 말에 쿼츠도 이미 구독 모델을 완성했다. 매출의 다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자 이벤트를 벌이고, 쿼츠 기자가 직접 이슈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고, 특정 기사들은 멤버들에게만 제공했다.”
 
유료화 모델은 다양하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매출 다각화를 이어갈 건가?
 
“전면 유료화(페이월)는 구독자에게만 기사를 공개한다. 우리는 일부 콘텐트를 그런 식으로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여주며) 이렇게 무료 기사들이 있지만 멤버십 섹션으로 가면 구독자들을 위한 기사를 볼 수 있다. 첫 페이지도 다르다.”
 
한국에 방문하고, 아시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회사가 일본이기 때문인가?
 
“아시아 독자들이 두 번째로 많다. 북미가 60%, 아시아는 17~20%를 차지한다. 아시아에는 중요한 금융회사·정보통신기술(ICT) 회사, 항공사와 같은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정책을 만드는 정부 관계자들이 있다. 나는 중요한 곳을 방문해서 쿼츠를 보라고 얘기하기 위해 왔다. 우리 광고 모델을 보여주고, 우리가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한다.”
 
쿼츠도 전통적 미디어 그룹에 속해 있었다.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의 전통 매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전통 매체들은 지금까지 해온 역할이 분명히 있다. 수십 년, 수백 년 간 쌓아온 독자와의 신뢰관계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좋았던 과거에 너무 감정적으로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전통 매체들은 일반적으로 변화에 저항한다. 과거의 방식이나 구조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에 집착하면 변화할 수 없다. 언제나 새로운 걸 실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쿼츠 커브를 보자. 수백 년 간 대부분의 기사가 비슷한 분량으로 쓰여졌다. 만약 3000단어짜리 기사를 쓴다면 물론 내용은 좋겠지만, 독자들은 그런 기사를 읽지 않는다. 과거의 사람들, 사업 구조, 기사의 구조까지 버려야 할 때가 분명 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미디어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첫째, 어떤 독자에게 얘기를 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할지를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 10대 소녀가 독자인지, 비즈니스맨이 독자인지 알아야 그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뉴스 상품을 조정할 수 있다. 둘째, 품질(퀄리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퀄리티가 꼭 지적이고, 어려운 기사를 뜻하는 게 아니다. 만약에 당신 미디어의 핵심 가치가 ‘재미있는 기사’라면 정말 재미있게 쓰고, 아이디어에 대한 기사라면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라는 의미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는 진입장벽이 없다. 퀄리티가 정말 중요하다. 어떤 기사가 좋을지 항상 실험하라.”
 
결국 돈을 벌어야 미디어도 살아남는다. 어떻게 매출을 만들어야 하나?
 
“미국의 모든 미디어는 매출 경로를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광고에만 의지하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좀 더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특정 미디어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하거나 기념품을 팔기도 한다. 뉴욕타임스의 광고 수익은 줄어들고 있지만, 구독료는 엄청나게 늘고 있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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