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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살’ 김학의…긴급출금조치 두곤 적법성 논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한밤중에 태국행 비행기를 타려다 법무부에 의해 제지당했다.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병원에 입원하며 소환에 불응하던 김 전 차관이 또 한번 '망신살'을 뻗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긴급출국금지 당한 김학의…"망신 자초"
긴급출국금지 조치로 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jTBC 뉴스 캡쳐]

긴급출국금지 조치로 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jTBC 뉴스 캡쳐]

법무부는 23일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긴급출국금지조치를 취해 출국을 못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이날 0시 20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려던 것으로 파악됐다.  
 
출국금지 대상이 아닌 김 전 차관은 공항 출국심사대를 통과한 뒤 비행기 탑승장에 가족과 함께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출국 시도 소식을 들은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가 개인 자격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 직원이 비행기 탑승 직전이던 김 전 차관의 출국을 제지했다. 김 전 차관은 공항 내 출국 관련 재심사가 이뤄지는 사무실에서 대기하다가 새벽 5시쯤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 전 차관은 흰색 모자에 선글라스, 붉은색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김 전 차관 측은 "왕복 티켓을 발권했다"며 "도주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한 진상규명' 지시로 재수사 가능성이 커지자 김 전 차관이 해외로 몸을 피하려고 한 것이라는 의심어린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4일 진상조사단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병원에 수차례 입원하며 소환 조사를 거부한 적이 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맹장염 수술을 이유로 병원에 처음 입원한 뒤 병명을 바꿔가며 병원 생활을 이어나가 수사를 받지 않으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김 전 차관과 친분이 있는 한 법조인은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법적 책임을 떠나 문란한 사생활 등에 대해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어야 한다"며 "망신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법보다 여론 우선"…긴급출금 '적법성' 논란
긴급출국금지 조치로 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jTBC 뉴스 캡쳐]

긴급출국금지 조치로 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jTBC 뉴스 캡쳐]

하지만 이와 별개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조치에 대해선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피의자로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긴급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날 밤 김 전 차관의 출국 소식을 접한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가 개인 자격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해 긴급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진상조사단은 강제 수사권이 없어 출국금지 요청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편법으로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서울동부지검에서 파견)가 권한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의 한 검찰 간부는 "필요에 따라 소속이 마음대로 진상조사단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바뀔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김 전 차관은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가 아니라 출국금지는 '부당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내사단계에서도 당사자에 대한 출국금지가 가능하다"며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금지조치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도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내사사건의 경우에도 피의자로 보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출입국관리법에 긴급출국금지 대상이 '피의자'라고 명시돼 있는데 피내사자를 이와 동일시하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며 "법무부의 자의적인 법 집행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공항에 나타난 걸 알면서도 출국시켰을 경우 후폭풍이 엄청났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법무부 등의 조치가 일견 이해가 간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여론이 법보다 우선하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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