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중국이 이끄는 다국적 미세먼지 연구, 한국 낄 틈이 없다

지난 21일 오후 충남 서산시 한서대 태안비행장 활주로에서 20인승 항공기 ‘비치크래프트 1900D’가 이륙했다. 관측 장비를 실은 이 비행기는 서해상을 비행했다. 서해를 거쳐 한반도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농도나 유입 경로를 추적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배귀남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장은 “그동안 미세먼지 농도 등 정보를 지상관측소에서 확보했으나 이번에 비행기를 띄워 대기 상층부에서 미세먼지 유입 경로와 유입량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보건복지부가 참여해 2017년 구성된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일 사업 추진 현황 공유회를 열어 국내 초미세먼지(PM2.5)에서 중국의 영향이 30~50%를 차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과기정통신부 문미옥 제1차관은 “미세먼지는 국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위협하는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라며 “과학기술적인 해결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미세먼지에 있어서 중국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마친다는 주장은 한국에선 상식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 밖 미세먼지의 영향이 최고 70∼80%에 이른다”며 국립환경과학원이 수행한 미세먼지 분석 결과를 리간지에 중국 생태환경부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내놓은 1월 11~15일 미세먼지 분석 자료다. 이 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 등이 수행한 결과물이다. 학계가 인정하는 학술지 논문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중국은 미세먼지 분야 연구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책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3년간(2015~2017년) 미세먼지 분야의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논문 9260편을 분석한 결과다. 중국의 SCI급 논문 게재건수는 미세먼지 현상 규명과 예측, 배출 저감,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야에 있어서 모두 1위로 나타났다. 한국의 논문 게재건수는 현상규명과 예측 분야에서 7위였다. 배출저감 분야의 논문 게재건수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였다. KISTEP은 또한 최근 3년간 발표된 SCI논문을 대상으로 연구네트워크 구조를 분석했다. 논문 게재에 참여한 저자와 공저자, 소속 기관, 인용과 피인용 등의 관계를 알아본 것이다. 미세먼지 분야 연구네트워크에선 중국과 미국이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KISTEP 박노언 연구위원은 “중국학자들은 자국 뿐만 아니라 타국 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실시하면서 다국적 연구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학자들과 미국 학자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연구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각국이 미세먼지의 국외 영향력을 분석할 때 동원하는 대기질 모델링 연구에선 중국·미국·독일·영국·프랑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연구의 중심에서 한국은 동떨어져 있다.
 
KISTEP은 이 밖에 미세먼지 분야의 SCI 논문 중 공동연구 빈도수를 기준으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논문도 분석했다. 미세먼지 분야 연구는 여러 국가와 기관,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융복합 연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연구네트워크에 참여한 국가수는 중국 학자들의 논문에선 16개국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 학자들의 논문에선 3개국으로 조사됐다. 중국 학자들의 미세먼지 연구는 한국 학자들의 연구에 비해 타국가의 학자들과 연결성이 높게 나왔다. 예를 들어 중국 칭화대 환경학원장 허커빈(賀克斌)교수가 대기화학물리분야 학술지(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에 2015년 발표한 논문은 2012년과 2013년 베이징의 겨울철 연무 현상을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본의 ㈜키모토전기 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 논문이 나온 뒤 후속 연구논문이 이 논문을 인용했는데 인용횟수는 259회였다.
 
장재연 아주대 의대 교수는 “미세먼지와 질병의 관계를 다룬 국내학자들의 SCI급 논문은 많다. 초미세먼지가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 미세먼지가 아토피성 피부염과 피부노화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이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의 성분을 분석해서 원인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것 같다. 중국 학자가 제일 먼저 자국 미세먼지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을 국제 최고 수준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말했다.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
미디어 그룹인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가 제공하는 과학논문 인용색인이 SCI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학술지를 SCI 저널이라고 한다.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많이 인용되는 학술지가 등재돼 있다. SCI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이 SCI 논문이다.
네트워크 분석
특정한 학술 지식 생산에 복수 저자들이 참여하였을 때, 저자들이나 소속 기관 등의 관계를 분석하는 기법이다. 논문의 저자를 노드(node)로 놓고 이들의 상호관계를 본다. 이러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개별 연구자의 영향력과 위치를 분석할 수 있다.

 
강홍준 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
관련기사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