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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측 인원 추방 안해…한·미 조치 보며 압박 강화할 듯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북측 인원 15명이 22일 철수했다. 이들은 ’상부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며 서류만 챙겨 떠났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개소식 모습. [연합뉴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북측 인원 15명이 22일 철수했다. 이들은 ’상부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며 서류만 챙겨 떠났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개소식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인원 철수를 선언함에 따라 4·27 판문점선언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합의 실패 이후 역풍이 불어서다.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협상 중단 고려 발표(지난 15일) → 미국의 해안경비대 동중국해 배치 및 대북 추가 독자 제재 단행(지난 19일과 21일) →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인원 철수 결정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 비핵화 진전의 선순환 구조가 깨졌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지난해 9월 문을 연 남북관계 복원의 상징적 존재였다. 그래서 상당수 전문가는 하노이 정상회담 합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쉽게 공동연락사무소 카드를 선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협상 중단 고려’라는 ‘말 펀치’를 날린 데 이어 첫 행동 조치로 사무소 북측 인원 철수 카드를 내밀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연락사무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설치됐다”며 “북측이 일방적인 철수를 통보한 건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우선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남한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은 이날도 대외선전 매체들을 동원해 남한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메아리’는 “지금 남조선 당국은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민족끼리’도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는 통일부의 올해 업무계획을 “우유부단한 태도”라고 비난하면서 “북남선언 이행을 위한 꼬물만한(아주 조금의) 진정성도,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2곳과 북한 불법행위 관련 의심 선박을 추가 제재 리스트에 올린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미 압박카드는 핵·미사일 실험 재개 정도다. 하지만 이는 북·미관계 파국을 불러올 극단적인 카드다. 이에 따라 북·미 협상의 단초를 제공한 남북 관계 악화를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을 압박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과거 사례를 볼 때 북한은 늘 북·미 협상 우선이었다”며 “이번에도 미국을 흔들기 위해 남한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신중함’은 북측 인원 철수를 결정하면서도 시설 폐쇄나 남측 인원 추방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서 엿보인다. 향후 남한과 미국의 조치를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압박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 상황에 대한 입장 표명 시점과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부상은 회견 당시 ‘곧’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당장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협상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 재개를 선언할 가능성은 다소 작다고 전망하고 있다. 2017년과 같은 대결국면으로의 회귀가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의 압박에 맞서기 위한 북·중·러 삼각 구도 복원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김 위원장의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다. 김 부장의 위상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는 이날 중앙SUNDAY에 “김 위원장은 애초 하노이 회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북한 방문, 자신의 러시아 방문을 계획했을 것”이라며 “회담은 결렬됐지만 이젠 미국의 압박에 맞설 목적으로 예정대로 늦지 않은 봄에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 전직 고위외교관은 “북한 입장에서도 협상 중단과 도발로 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북·중·러 협력을 강화해 미국을 압박하고, 유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유엔 제재 완화를 시도하고, 미국이 경기를 일으킬 장거리가 아닌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을 하면서 미국과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세현·정용수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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