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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코막힘, 비염인 듯 비염 아닌 ‘칸막이 이상’일 수도

라이프 클리닉
코가 자주 막혀 불편했던 박모(27)씨는 단순한 코감기나 비염이라고 여기고 의사 처방 없이 일반 약을 먹었다. 그런데 봄철이 되니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 병원에서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해보니 의외였다. 코 중간 벽인 ‘비중격(鼻中膈)’이 왼쪽으로 많이 휘어져 왼쪽 콧속이 막혀 있었고, 오른쪽 콧속의 돌출 뼈(코선반)도 두툼해져 있었다.
 
코 중간 벽이 왼쪽으로 휘면 반대편 오른쪽 콧속은 상대적으로 넓어진다. 그 영향으로 넓어진 콧속의 코선반이 비대해지면서 양쪽 코가 모두 막히는 코 막힘 증상이 심해진다. 박씨에게는 좁아진 콧속의 공기 흐름이 빨라져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염증과 출혈이 반복돼 상태가 나빠졌다는 진단(비중격 만곡증)이 내려졌다.
 
 
일반인 70%이상이 달고 사는 질병
 
비염이 대표적인 만성 코 질환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비중격 만곡증(鼻中隔彎曲症)’은 병명 자체가 생소하다.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칸막이인 비중격은 대부분 한쪽으로 휘어져 있다. 이로 인해 코 막힘이 심해지는 증상을 ‘비중격 만곡증’이라 부른다. 이마에 두통이 생기거나 코가 막히고 콧속 점액이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後鼻漏), 수면 중 호흡 장애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비중격 만곡증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일반인의 70% 이상이 달고 사는 질병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의학계는 선천적인 기형이나 성장 과정의 기형, 안면부의 물리적 외상 등 이차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환자는 20~30대가 가장 많다. 이 연령대가 불편함을 가장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코가 휘는 것은 30대 중반까지 진행된다. 이후엔 휘어진 상태에 적응하고 또 나이가 들면서 코점막이 쪼그라들어 숨 쉬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통계상 40대 이후 진료 인원이 줄어드는 이유다.
 
비중격을 이루는 뼈와 연골 부위는 5~6개의 조각으로 연결돼 있다.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어느 한쪽으로 비뚤어지게 된다. 비중격이 과도하게 휘면 코뼈나 얼굴 뼈에도 영향을 미쳐 삐뚤게 보이는 외형 변형까지 초래한다. 비중격 만곡증을 오래 방치하면 넓은 쪽 코도 비후성비염이 생겨 같이 막히게 된다. 그래서 코감기(비염)라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휘는 쪽 반대편 코안은 상대적으로 넓어지므로 호흡이 잘 될 것 같지만, 환자 박씨처럼 오히려 콧속 점막이 두꺼워지는 보상작용이 생긴다. 비중격이 휜 쪽보다 더 좁아지는 현상이 생기고 호흡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코가 막히면 두통과 집중력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입으로 숨을 쉬게 돼 목이 자주 마르고 통증을 느낀다. 심한 코골이, 수면장애, 주의 산만, 코 주위 통증, 기억력 감퇴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수술 4~5일 후 붓기 빠지고 증상 호전
 
그렇다고 반드시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등 대증적인 내과적 치료를 2주 정도 받아보는 게 좋다. 그래도 코막힘과 안면 통증 같은 증상이 계속돼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 수술 치료를 권한다.
 
비중격 교정 수술은 휘어진 비중격 연골과 뼈를 곧게 펴는 수술이다. 많이 휘어진 연골과 뼈는 일부를 절제하고 곧게 펴서 제 위치로 고정한 뒤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재건하는 수술이다. 수술은 대개 전신 마취로 진행한다. 부분 마취도 가능하고 콧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뤄져 흉터는 남지 않는다.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다. 수술 후 4~5일 동안은 붓기가 있어 코 막힘이 나타난다. 1~2주까지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비중격 끝부분의 만곡증은 교정이 쉽지 않다. 코끝 부분에 만곡이 있으면 비중격 연골부의 휨 현상으로 탄성이 있는 연골부의 교정이 까다로워 자가 연골이나 뼈를 부목으로 사용하는 수술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대부분 비중격 연골과 뼈는 휘어진 상태이므로 곧은 부목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비중격 교정 수술용 부목으로 다양한 소재의 인공 지지체가 시도됐다. 너무 두꺼워 오히려 코를 좁게 만들거나 너무 단단해 수술용 가위로 재단하거나 수술용 바늘이 들어가지 않는 등 조작이 어려운 소재도 있었다. 생체 적합성이 떨어져 수술 이물 반응으로 염증이 생기는 부작용도 있었다.
 
최근에는 3D 프린팅을 이용해 균일화된 미세구조 합성 고분자 재료를 사용한 안면 재건용 생체 적합성 이식재료가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폴리카프로락톤(PCL)을 사용한 3D 프린팅 인체 이식용 삽입물이다. 실제 비중격 연골처럼 강도가 적절하고 얇아 봉합이 용이하고 생적합성도 뛰어나다. 서울성모병원은 얼마 전 PCL 삽입물을 이용한 비중격 수술을 임상에 적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승인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유수의 국제 학술지에도 게재됐다.
 
코가 건강하지 못하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축농증 같은 만성 질환이 없는데 항상 코가 막히고 목에 가래 같은 것이 걸려 있다고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코 옆 피부를 살짝 바깥쪽으로 당겼을 때 코 막힘 증상이 나아지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면 비중격 만곡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김성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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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