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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앞 글자 政, 남의 성을 공략해 상대를 때린다는 뜻

[한자 진면목] 正과 政
한자 止(지)는 사람의 발가락을 세 개로 상징화해 만든 글자다. 발은 그저 신체의 한 부분이지만 가야 할 때와 멈출 때가 갈라지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 글자는 ‘가다’ ‘멈추다’의 두 가지 뜻을 다 포함한다. 이 글자의 요소가 들어간 대표적 한자는 사람 걸음을 지칭하는 步(보)다. 초기 꼴은 止(지)라는 글자 요소를 두 개 덧댄 모습이다. 따라서 ‘걷다’ ‘걸음’의 뜻을 얻었다. 涉(섭)은 물 氵(수)가 덧대져 두 발 중 하나, 또는 두 발 모두 이미 물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로써 물을 ‘건너다’는 뜻을 획득했다.

 
한자 진면목

한자 진면목

우리가 ‘바르다’ ‘옳다’의 새김으로 사용하는 正(정)이 사실 주목거리다. 이 글자는 당초 전쟁, 싸움과 관련이 있었다고 본다. 止(지)에 한 획을 얹은 모습인데, 본래 글자꼴에서 이 위의 획은 囗(국)으로 나온다. 담으로 크게 이룬 테두리, 즉 성(城)이다.
 
그 아래 사람의 발걸음을 지칭하는 止(지)가 붙은 모습이다. 남이 쌓은 성으로 다가가는 사람의 발길이다. 따라서 이 글자의 초기 뜻은 전쟁, 또는 정벌(征伐)이다. 앞의 征(정)에 ‘길’ 또는 ‘가다’의 새김인 彳(척)이 붙어 본래 正(정)의 뜻을 자세히 부연했다.
 
남을 때리거나 공격하는 일에는 합당한 명분이 따라야 한다. 나름대로 정의를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正(정)은 결국 ‘옳다’ ‘바르다’의 새김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비뚤어져 있거나 사리에 맞지 않는 경우를 지칭할 때의 歪(왜)라는 글자는 그 반대다. 옳지(正) 않다(不)는 합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틀리고 맞지 않는 경우를 왜곡(歪曲)이라고 적는다.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의 앞글자는 政(정)이다. 正(정)이라는 글자 요소에 손으로 무엇인가를 잡고 상대를 때리는 攵(복)이라는 글자 요소가 가세했다. 正(정) 자체가 무기를 지닌 채 성을 공략하는 사람의 행색이다. 그에 ‘때리다’ ‘가격하다’의 새김이 덧붙여졌으니 심상찮다.
 
따라서 政(정)이라는 글자는 남의 성을 무너뜨린 뒤 그 지역을 다스려 세금 등을 걷거나 통치하는 행위의 의미를 얻어 결국 지금의 ‘정치’라는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정복자와 피지배자의 구도가 선명하다.
 
正(정)이나 政(정)에 든 기본 글자 요소는 止(지)다. ‘가다’와 함께 ‘멈추다’의 새김이 있음을 기억하자. 갈 때 가더라도 멈출 때는 멈춰야 한다.
 
企(기)는 발꿈치를 돋아(止) 멀리 내다보는 사람(人)이 합쳐진 글자다. 먼 곳을 내다보며 무언가를 갈망하고, 희망하는 뜻이다. 그래서 새김이 ‘바라다’다.
 
‘열정’의 뜻도 지닌 영어 enterprise를 동양은 기업(企業)으로 옮겼다. 기업을 정치가 너무 잡고 때리면 곤란하다. 정치가 기업을 대함에도 가다가 때로 멈추는 신중함이 절실하다.
 
하영삼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장·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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