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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여성 임원 할당제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저는 여성이라서 이 자리에 와있어요. 여성이라서 비례대표가 됐고, 정부가 공적 위원회 (여성)비율을 30%로 정해서 굉장한 혜택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대기업 여성 임원들을 초청해 연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 장관이 ‘여성 임원 할당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이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진 장관은 이날 “자발적인 (여성 임원) 비율제를 우선하려고 한다”면서 “(여성 임원)할당제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500대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3%에 불과하고, 그중 328곳은 여성 임원이 0명이라는 심각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입각한 진 장관은 여전히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에 그의 의원실과 보좌진이 남아있다. 현재 그의 보좌진은 총 9명이다. 이 중 보좌관 2명(4급 상당), 비서관 2명(5급), 비서 2명(6~7급)이 남성이다. 여성은 8~9급 비서 둘과 인턴까지 셋이다. 여가부가 민간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진 장관이 고용주인 의원실에선 직급이 가장 낮은 세 사람만 여성이다. 진 장관의 의원실이 흔한 한국 기업의 축소판인 셈이다.
 
사실 이런 풍경은 국회에서 드물지 않다. 별정직 공무원(비정규직) 신분인 보좌진은 남녀 불문 고용이 불안정하다. 의원이나 선임 보좌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다. 여성 보좌진들은 훨씬 취약하다. A 의원실 여성 비서관은 결혼 뒤 몇 년째 피임 중이다. 그는 “임신하면 잘릴 게 뻔해서”라고 털어놨다. B 의원실의 전 여성 비서는 출산 뒤 해고됐다. “출산휴가·육아휴직 제도는 있죠. 근데 쓰면 그대로 안녕이에요.”
 
진선미 의원실 관계자는 “여성 수석 보좌관이 장관 보좌관으로 가고, 여성 비서관 한 분이 개인 사정상 그만뒀다. 빈자리를 내부 승진으로 자리를 채우면서 공교롭게 그리됐다. 지난 7년 동안 여성 비율을 평균 50% 이상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니 진 장관은 이런 지적을 억울하게 여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 자신도 때에 따라 이룰 수 없는 목표를 다른 이에게 강요해도 될까. 사회의 ‘유리천장’을 논하기 이전에 주변부터 둘러봤으면 한다. ‘여성이라서’ 주는 특별한 혜택보다는, 성별과 관계없이 경력이 끊이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튼실한 환경이 더 절실하다.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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