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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01X’ 번호 유효기간 2년 3개월

SK텔레콤 종료 발표, LG유플러스는 고민 중… 일부 가입자는 여전히 반발
1996년 4월 1일 당시 이수성 국무총리가 세계 최초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2G) 개소식에 참석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1996년 4월 1일 당시 이수성 국무총리가 세계 최초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2G) 개소식에 참석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011·016·017·019(이하 01X)로 시작하는 휴대전화 번호.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번호인데, 여전히 이 번호를 쓰는 사람이 주변에 더러 있다. 그 수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제는 이 번호를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마지막까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던 SK텔레콤이 올해 말 서비스를 종료키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01X’로 시작하는 번호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다만 당장 01X가 사라지진 않는다. 정부가 2월 25일 관련 세칙을 개정해 2021년 6월 30일까지 세대간 번호이동을 허용키로 한 덕분이다. 이 기간 01X 가입자가 3세대(3G) 이동통신이나 4세대인 LTE, 5G(세대) 이동통신으로 옮겨가더라도 앞 번호가 ‘010’으로 바뀌지 않는다. 앞으로 2년 3개월가량 01X 번호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현재의 01X 번호를 2021년 6월 이후 010으로 변경한다고 동의해야 한다.
 
23년 만에 퇴장하는 2G
SK텔레콤은 2월 21일 “2G 통신 장비의 노후화, 2G 휴대전화기 생산 중단, 가입자 감소 등으로 정상적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2G 서비스를 올해 말 종료한다”고 밝혔다. 1996년 SK텔레콤이 국내에서 2G 서비스를 시작한 지 23년 만이다. SK텔레콤과 함께 여전히 2G 서비스를 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2G 서비스 종료 시점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서비스 종료 계획을 내놓음에 따라 LG유플러스도 2G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통신 업계는 서비스 유지가 쉽지 않은 데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번호이동을 허용키로 한 만큼 LG유플러스도 2G 서비스 종료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한다. 따로 서비스 종료 시점을 두지 않는다고 해도 2G 주파수 사용 기한이 끝나는 2021년 6월 이후에는 LG유플러스 이용자도 더는 01X 번호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2G는 1996년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다. 1980년대 등장한 첫 휴대전화는 ‘카폰’ 형태였는데, 아날로그 음성통화만 지원했다. 그러나 2G부터는 문자 메시지 전송이 가능해졌다. ^0^(웃음), ㅜㅜ(슬픔)처럼 문자를 조합한 이모티콘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세계 최초로 2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시스템·휴대전화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에서 수출 강국으로 탈바꿈했다. ‘스피드 011’ ‘애니콜’ 성공 신화도 이 때 만들어졌다. 하지만 2G는 더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3G·LTE의 등장으로 가입자가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중 2G 이용자는 전체의 2.5%인 167만 명 정도다. 사업 등으로 번호를 바꾸기 주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데이터 사용이 거의 없는 노년층이나 청소년 일부도 여전히 2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가입자 수가 많지 않은데 장비는 노후화하고 있다는 게 SK텔레콤이 2G 서비스를 종료하려는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4개 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2G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국내 2위 이동통신사인 KT는 이미 2012년 2월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미국 통신 업계 2위인 AT&T는 2017년 1월,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는 2012년 3월, 일본의 또 다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2010년 3월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대만의 모든 통신사는 2017년 6월에 2G를, 2018년 12월에 3G를 종료했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와 함께 2G 이용자가 3~5G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할인·지원금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01X 번호를 쓰고 있는 일부 가입자의 반발도 예상된다. 당장 정부의 010 번호 통합정책에 반대해 2007년 만들어진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2월 21일 입장문을 내고 01X번호를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본부 측은 “01X 번호의 변경 없이 5G까지 사용하고 싶다”며 “납득할 만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고발 및 행정소송, 헌법소원 등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2년 이용자 혼란 등을 없애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010으로 통합키로 했다.
 
KT와 해외 사업자는 이미 2G 서비스 종료
온라인에서 활동 중인 010통합반대운동본부가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발표에 반발해 2월 21일 낸 입장문. 본부 측은 011·019 번호를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카페 010통합반대운동본부 게시판 캡쳐

온라인에서 활동 중인 010통합반대운동본부가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발표에 반발해 2월 21일 낸 입장문. 본부 측은 011·019 번호를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카페 010통합반대운동본부 게시판 캡쳐

01X 번호를 더는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이용자의 반발이 심했고, 급기야 2011년 3월 KT가 2G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자 법정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KT는 대법원까지 가서야 2G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었다. 일부 이용자는 정부의 휴대전화 번호 통합계획이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청구를 각하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년층이 많이 사용하는 폴더폰은 3G·LTE에도 있고, 알뜰폰도 주로 3G와 LTE를 팔았기 때문에 (2G 서비스를 종료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2G 이용자의 통신요금 부담은 종전보다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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